┠슬기로운 회사생활 14

갈등 관리의 중요성

퇴근 준비를 하며, - 나는 갈등 겪고 있는 게 뭐가 있을까? 생각이 안나. 하고 말했더니, 옆자리 미숙씨가 눈이 엄청 커지면서 놀란 표정을 짓는다. - 일단, 나와. 가면서 이야기 해. 나는 무슨 의미 인지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인다. - 심리내적 갈등 말고 말이야. 그거 말고 물리적인 갈등. - 그러니까. 일단 나오라고 건물 나와 다시 이야기를 시작한다. - 아니, 그러니까 문제가 전혀 없는 거는 아닌데 일단 결정을 하고나면 그게 나는 앙금이 없다니까. - 원하는 대로 해결 안된 문제들이 있잖아. - 그렇기는 한데, 나는 일단 불만이 있으면 말을 하잖아. 그리고 간혹 말하지 않을 때는 말 안하기로 했으니까 그대로 수용하는 거고, 말을 했을 때에도 의논해서 결정이 되면 그렇게 하기로 한 거잖아. 그럼 앙..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는 대화하기

아침에 민원으로 유명한 보호자가 방문하셨다. 이것은 어찌보면 '복지'가 가지고 있는 이면성 같은 것의 문제일 수도 있다. 뉴스에서는 잊힐만하면 한 번씩 복지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가 안타까운 죽음을 당하는 사연들이 보도된다. 그들은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경우도 있고, 어떤 복지 혜택을 자신이 받을 수 있는지 정보를 갖지 못한 경우도 있다. 반면 지역의 복지 서비스를 너무나 잘 알아서 하루 종일 기관 방문을 하는 복지 쇼퍼들도 있다. 기관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가끔씩 딜레마에 빠진다. - 계속 지원하는 게 맞아? 그러면서 - 이제 그만 지원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갈등을 겪는다. 나도 그렇다. 지난 해에 어떤 보호자는 '나는 10년 전에도 가난했고, 지금도 가난하다. 그러니까 계속 너희가 나를 도와야 한다.' 라..

이야기를 나눌수록 피곤해지는 사람

오늘은 전 직원 월례회의가 있는 날, 언젠가부터 자리배치가 바뀌어서 소장님이 들어오는 문에서 직선으로 이동한 자리가 되었는데 "그래, 이제 아예 나는 찬바람 맞으며 문가에 있으라는 거야." 당황한 사람들이 자리를 바꿀까요, 하면서 불편해졌는데 "됐다, 뭐 또 어쩌네, 어쩌네 하려고..." 등등 잠시 후 텀블러에서 물이 새자 "고장 난 걸 줬나 보네." "여기 휴지.." "됐어, 내껀 내가 알아서 닦지." (선물한 사람들 완전 민망해하며 어쩔 줄을 몰라함) 2월 생일자 파티를 하고, 케익을 나누고 있는데 "왜 이렇게 번잡스럽냐, 케익을 하루 종일 자르냐... (중략)... 이런 케익 좀 사지 마라. 이렇게 떨어지는 게 많은데...(작아진 목소리도) 맛있게는 생겼다만.." 이렇게 회의가 시작되는 순간부터 2..

도움 요청도 업무 능력

강사 신규 채용을 하는데 지원자가 너무 많아서 담당자가 엄청 바빠졌다. 채용이 끝나면 나도 함께 활용할 인력이라서 모른 척할 일이 아닌 것 같아 연락을 했다. - 괜찮아요. 저 혼자 할 수 있어요. 정리하고 나면 보여야 하니까 자료 공유해 드릴께요. - 네~ 도움 필요하면 말해요. 그리고는 너무 안일하게 잊고 있었는데 오후 5시가 조금 넘어서 팀장님께 연락이 왔다. 아무개씨가 넘 바쁜 거 같은데 지원해 주면 좋겠다고 말이다. 다시 연락을 했다. - 지금 어느 정도 진행됐어요? - 서류 합격자 면접 안내 전화하는 중이에요. (무려 17명에게 개별적으로 전화 중) - 그럼 같이 전화할까요? - 아니에요. 제가 할게요. 서류 보셔야 하죠? - 아니, 그래서가 아니라... 그럼 내일 면접 준비는 됐어요? - 전..

일단, 예스(YES)라고 대답하자

아주 친한 친구 그룹이 있는데 코로나 때문에 오랫동안 만나지를 못했다. 새해가 되어서도 여전히 알 수 없는 상황들이 이어지니 언제 만날 수 있을지 기약도 할 수 없다. 단톡 방에서 서로 안부를 묻고 인사를 나누며 - 언제 봐? 하는 답 없는 질문들만 오가고 있는 중이다. - 그러게. 설 전에는 볼 수 있을지 알았는데... - 그나마 우리는 모여도 4명이니까 만날 수는 있지 않을까? - 근데 9시까지 만이라서 퇴근하고 만나면 시간이 너무 짧아 - 그럼 담주까지 기다려보면 단계가 내려갈까? - 근데 설명절이 있는데 안 내려갈 듯 - 그럼 설지나고 만날 수 있을까? - 근데 명절 지나면 확진자가 늘지 않나? 보다 못한 내가 - 여보세요, 근데씨들~~~ 2월 말이나 3월 초쯤 본다고 생각하고 그때 단계가 변동이..

이간질 하는 동료를 피하라.

이간질은 '두 사람 사이에서 서로를 헐뜯어 관계를 멀어지게 하는 짓'이라고 다음 국어사전에 설명되어 있다. 누군가와 누군가를 멀어지게 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평판을 나쁘게 만드는 행위라는 의미이다. 즉, 이간질에는 이미 그렇게 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사전은 설명하고 있다. 그 의미가 그래서인지 이간질에 대해서 보편적으로 사람들이 좋지 않게 생각한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이간질에 정말 잘 넘어간다. 질투심에, 누구를 괴롭히기 위해 하는 이간질로 인해 은따를 당하며 괴로워한 사람도 있고, 어떤 그룹이 와해되기도 한다. 아무 이유 없이 이간질을 하는 사람도 있고, 그것이 이간질인지 모르고 하다가 어느 순간 패턴이 된 사람도 있다. 그 사람의 화법 자체가 항상 이간질인 경우다. 상사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남의 탓..

사소한 일은 넘어가요

경영평가가 시작되고 지난해 평가 등급이 낮아 고민이 많았던 회사는 연말부터 경영평가에 대비한 실적관리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데 바빴다. 연초에도 관련한 논의가 계속 진행되었고, 이제 거의 마무리 단계. 실적을 유목화하는 작업이 진행되면서 부서별로 각기 다른 사업 내용들을 어떤 카테고리로 묶을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었고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시작했다. 특히나 다른 부서와는 업무의 성격이 다른 우리 부서에게는 별도로 4개의 카테고리를 명명할 수 있도록 권한을 주었다. 담당 직원은 사람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팀장과 협의를 거쳐서 우리 부서만의 독특한 업무에 대해서는 4개의 제목을, 그리고 회사 타 부서와 성격이 유사한 활동에 대해서는 공통된 제목을 붙여서 결재를 올렸다. 그런데 부서..

말 뒤에 있는 마음을 읽자

회사에서 홍보물을 제작하고 있다. 그런데 보스 왈 - 여기 이 '필립스'는 지우고 만들어 - 그건 아마 못 지울 것 같은데요... 보스는 며칠 전 다른 기관에서 받아 온 충전은 안되는 핸드폰 거치대를 보여주며 - 여기는 회사 이름 같은 거 없잖아. 라고 한다. 한숨을 쉬며 나온 담당자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한다. 30,000개를 만들어도 될까말까한 일에 고작 30개 만드는 거치대에서 제품에 새겨진 회사 이름을 지워 달라고하면 그걸 누가 해주나! 일단 홍보물을 만드는 회사에 전화를 해 본다. 당연히 안된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필립스 공장도 아니고 제품사서 우리회사 로고 찍어주는 곳에 전화한 듯 무슨 수로 그걸 지워 줄 수 있을까. - 알아봤는데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하고 보고를 하니 짜증난 보스는 한숨을 ..

열심히 말고 "잘" 하자

예전 회사에서의 일화 중 지금 생각해도 참 4가지 없는 사람이구나, 생각이 들지만 그러면서도 근본적인 생각은 바뀌지 않는 두 가지 대화가 있다. - 1 - 어느 날 들어온 지 석 달 정도 되어서 어리바리하고 일처리가 서툰 후배가 - 선배님, 그치만 저 착하지 않나요? 하고 물어본 적이 있다. 나의 대답은 - 아니, 착하고 싶은 거겠지. -2- 결재를 올릴 때마다 질문을 하면 대답을 제대로 못하고 가끔씩은 숫자도 잘 안 맞아서, 제발 관련 분야 학원이라도 끊어서 다니라고, 학원비는 회사에서 지원해 주겠다고 하던 직원이 있었다. 그렇게 매일 혼나던 어느 날 - 팀장님, 근데 저 진짜 열심히 하는 거예요. 라고 항변했다. - 왜? 열심히 하지 말고 잘해. 그날 그 시간에 상대가 얼마나 당황했을지 지금은 약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