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라도 미리 묻지 않는다면 - 문태준 나는 스케치북에 새를 그리고 있네 나는 긴 나뭇가지를 그려 넣어 새를 앉히고 싶네 수다스런 덤불을 스케치북 속으로 옮겨 심고 싶네 그러나 새는 훨씬 활동적이어서 높은 하늘을 더 사랑할지 모르니 새의 의중을 물어보기로 했네 내가 처음으로 다녔던 직장은 나라에서 30대 안에 드는 대기업이었다. 규모가 큰 회사이다 보니 조직적인 체계가 잡혀 있어서 특별히 업무 매뉴얼을 본 기억이 없는데도 일을 배우고 수행하는 데에 무리가 없었다. 우선 사수라고 지명된 선배와 상급자인 대리를 통해 대부분의 업무를 배울 수 있었다. 전체적인 흐름을 미리 짚어 주는 사람이 있었고 모르면 언제든지 물어볼 수 있는 사람이 정해져 있었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다른 부서나 팀과 협업이나 도움이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