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먹는 음식을 이야기 하던 시간
누구는 두발 달린 짐승을 못 먹는다 하고
누구는 미끈거리는 게 싫다하고
누구는 물 속에 사는 걸
또 누군가는 혐오식품은 안 먹는다고...
나는 좋아하는 사람이 먹으라고 하면 뭐든 먹든다고 했죠.
그래서 오늘 또 새로운 걸 먹었답니다.
고약한 냄새, 펑펑 튀어올라 아무도 안 건드렸건만 자리를 옮겨않는...
문득 우스운 이야기가 생각나게 만들던,
왜.. 아기 수제비가 너무 뜨겁다고 하니까 엄마수제비가 "그럼 뒤집어!" 했다는 이야기 말이에요.
폴짝 튀어 올라서는 자리를 옮겨 뚝 떨어져 내리는 돼지껍질을 보면서 그 이야기가 생각났더랬습니다.
-맛있어. 부지런히 먹어.
하는 아저씨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보다
-쫀득거리네요.
하며 열심히 먹었지요.
사실 그 냄새가 너무 역해서 숨을 참으며 열심히 씹었던 건데... 마음은 그냥 꿀꺽 삼키고 싶은데
잘근잘근 씹지 않으면 넘어가지 않아서, 그래서 자꾸 씹으면서 쫀득거린다고 했던거에요.
냄새를 털어내자고 좀 걷다가 바람이 너무 차가와 뜨거운 커피 생각이 났습니다.
바람에 휩쓸려 날리는 안개
그 안개 사이를 뚫고 나오려는 자동차 불빛
떨어져 내리는 낙엽
두손으로 움켜잡은 커피잔
안개 속을 걸어 터덜터덜 돌아오면서
날이 참 슬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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