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사토시 곤
만화를 원래 좋아하지 않지만,
그래서 만화영화도 만화같겠거니 생각했지만...
서서히 만화영화에 빠져드는 것 같다.
천년여우는 '사랑', 그것두 누구나 '순수'하다고 생각하는 '첫사랑'을 쫒는 영화다.
거의 두달동안 잠을 제대로 못잔대다가
체해서 그런지 눈이 떠지질 않았지만
마지막 상영일이라서 꾹~ 참으며 봤는데... 자꾸만 눈꺼풀이 내려앉아서 힘이 들었다.
이름도, 나이도, 어디에 사는지도, 무엇을 하는지도 모르는 첫사랑을
평생에 걸쳐 찾아다니는 치요코.
첫사랑을 찾기 위해 배우가 되었다는 치요코의 이야기는
그녀의 과거 이야기였다가
그녀가 찍어온 영화였다가
그렇게 불분명하게 현실과 영화와 과거를 오고간다.
중간 중간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터져나오는데... 나는 왜 웃음이 안나오는 건지...
머릿속에서는 '그래... 지금 저거 웃긴 장면인데...'
어쨌든 나는 남들처럼 호탕한 웃음이 나오지 않는다.
시간이 갈 수록 그토록 사랑한다던 남자의 얼굴조차 떠오르지 않게 되었고,
어느샌가 가장 중요한 것을 열 수 있다는 열쇠를 잃어버렸다.
그치만... 치요코가 마지막 남긴 말...
나는 슬프지 않아요.
다시 그를 찾아갈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나는... 그를 찾아다니는 내 모습이 좋아요.
자꾸만 머릿속을 맴돈다. 그를 찾아다니는 내 모습이 좋아요....
나도 열쇠를 잃어버린 것 같다.
치요코처럼 열쇠를 다시 손에 쥐게 되면, 그때가 되면
다시 자유로와 질 수 있을까?
하지만 그녀처럼,
그녀가 첫사랑을 찾아다니는 자신이 모습을 좋아하는 것처럼
나는 그렇게 잡히지 않는 뭔가를 쫓고 있는 내 모습을 좋아할까?
왠지 나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끝이 보이지 않는 사랑을 하는 것...... 누군가의 노래 제목처럼 그건 세상에서 가장 슬픈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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