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ght

사는게 재밌어요?

약간의 거리 2001. 11. 4. 16:37


저는요,

한 번도 제 성격이 좋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어요.
사실이 그다지 남을 편하게 해 주는 성격이 아니거든요.

낯가림도 심하고,
좋아하는 것에 맹목적이고,
싫어하는 것에 단호하고,

그리고 커서, 어른이 되어서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면서 알게 된 건데요,
집착이 크다는 거.
사실 저는 '욕심'이라고 표현하고 싶지만,
그것보다 훨씬 강하고 나쁘니까 그냥 '집착'이라고 해야 할 것 같아요.

제가 누군가와 결혼을 하기가 힘들 거라고 생각하게 된 이유 중 하나가,
아니 어쩌면 가장 큰 이유가 바로 그 '집착'이라는 놈 때문이에요.
그 집착이 참 무섭거든요.
그게 상대방을 얼마나 피곤하게 하는지, 힘들게 하는지 잘 아니까.
아마 그 집착에 당해낼 사람이 없을 거에요.
저는 좋아하는 사람이 변심해서 저를 지겹게 느낀다거나 저를 미워하게 되는 건 싫거든요.
그런데 누군가를 결혼이라는 이름으로 얽어맨 다음엔
제 무시무시한 집착이 발동을 해서 상대로 하여금 저에게서 달아나고 싶게끔 만들 것 같아요.

아니까, 이미 그걸 아니까 안그러면 되지... 그렇게 생각해 보지만,
그게 불가능할 거에요.


제가 슬플때가 언제냐면요,
내가 화내는 모습보고 남자친구가, 물론 농담이지만 무섭다고 이야기 할때
제가 아주 좋아하는 분이 있는데, 그분이 저한테 성격 나쁘다고 할때

제가 그분을 몹시 괴롭혔던 때가 있었죠.
그래도 내가 너무나 좋아해서 늘 잘해주려고 노력했던 사람인데,
제 주변사람 누구도 제 정성에 탄복했었는데
그런데 저보고
농담인지 진담인지
"성질 못됐지..." 그런 이야길 가끔 하세요.
그 이야기가 얼마나 제 가슴을 파고 드는지 그분은 모르실거에요.

오늘은 갑자기 누구라도 붙잡고 하소연 하고 싶은 거 있죠?
-왜 그랬는데?
-좋아한다며 왜 괴롭혔였는데?
그런거 물어봐주는 사람한테
-나는 하나도 잘못한게 없다구, 실은 그 동안도 내가 더 괴로왔다고...
그렇게 내 입장에서, 듣는 사람이 내 편 들어줄 수 있도록 이르고 싶어요.
좋아하기 때문에 괴롭힐 수밖에 없었다고.


그런데 나를 괴롭히는 건 제 안에서 뿜어져 나오는 거래요.
그러니까 제가 마음을 다스리지 못해서 라는 거겠죠.
맞아요.
마음을 못 다스린다는 것도,
그래서 그 마음이 지금 내가 사는 걸 재미없게 만들고 있다는 거.

그럼 내가 다스리지 못하는 마음은 어떤 걸까?
그 근본 원인은 뭘까?...
그런 것까지 깊이있게 물어봐주면 그런 이야기까지 하고 나면 다 풀릴 것 같은데.

마음을 열어두고 누구의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여주는 그 분은
이상하게 저에게는 뭔가를 묻지도, 들어주지도 않는 거 있죠.


그래서 이제부터는 그냥 덮어두는 연습을 해야겠어요.
그런데 덮겠다는 생각만으로 이렇게 마음이 무거워지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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