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ght

스테이크를 먹는 여자와 된장찌게를 먹는 여자.

약간의 거리 2001. 8. 16. 18:31

여자와 남자, 그리고 또 한 여자가 있습니다.

여자는 남자를 좋아하죠. 여자와 남자는 1년 365일, 하루 세끼니의 밥을 먹는다면 적어도 그 중 절반의 식사를 함께 했습니다.
둘이는 주로 구내 식당을 간다거나 소박한 시골밥상, 삽겹살 또는 허름한 수제비집이나 라면집을 갑니다.

어느 날 또 한 여자가 나타났습니다.
늘 가던 그 거리에서 5,000원짜리 돈가스를 함께 먹던 남자가
이번엔 10,000원이 넘는 돈가스 집을 찾아가 전망 좋은 베란다에 앉습니다.
그리고 또 어느 날에는 겨우 요리 2개에 십만원이 넘는 돈을 내는 중국집을 가네요.
이번엔 값비싼 스테이크 하우스를 찾습니다.

여자는 참 어이가 없습니다.

그 거리에서 어느날 여자와 남자가 친구를 만났습니다.
이곳에 오면 주로 뭘 먹느냐는 친구의 질문에 남자는,
유명한 국수집에 가서 국수를 먹거나 볶음밥을 먹는다고 합니다.

여자는 궁금합니다.
그런 남자가 왜?
유독 그녀와 동행을 할 때면 애써 값비싼 음식점을 찾는 건지 말입니다.


남자에게 있어 스테이크를 먹는 여자와 된장찌게를 먹는 여자는 어떤 차이가 있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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