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ght

비가 오면 찾는 곳

약간의 거리 2001. 7. 10. 23:59

집을 나서 버스를 탔더니 비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냥 맞을만 해 보였는데
막상 거리로 나서니 제법 많이 오더군요.

빗물을 탈탈 턴 우산을 들고 들어선 저를
한 아주머니가 부러운 그리고 걱정스런 눈빛으로 바라보며 묻습니다.
"비 많이 와요?"
"네. 제법와요"
"빗방울이 굵어요?"
"아뇨. 그렇지는 않는데.... 그래도 많이 와요."


날이 흐려서 집을 나올 때부터 망설였는데 이렇게 비가 오니 아무래도 홍대앞으로 가야겠습니다.
삼거리 앞에 커다란 창이 있는 커피숍에 말입니다.

인사동 초입에 모짜르트가 사라진 이후로는
마땅히 드나들 곳이 없었는데....

무엇보다도 그 찻집에서는 오늘 같은 날씨에 딱 들어맞는 노래를 들려줄테니까요.


친구 생일 선물을 고르다말고
총총히 버스에 오릅니다.
창가 구석 내가 찜 해놓은 자리가 비어 있어서 정말 다행입니다.

아~~~ 비가 조금만 더 세차게 내리면 좋을것을......

모든 것이 내맘 같지 않습니다.
하물며 밖에 있을 때는 그리도 쏟아지던 비조차
김이 모락모락 나는 커피잔 앞에 두고 감상 하려고 하니
저리도 잦아들지 뭡니까?


** 사실 커피집 주인과 통화를 하는데 그가 막 들어서는 참이라고 해서 발길을 돌리려고 했습니다만,
괜시리 유난을 떠는 듯 싶어서 찾아갔지요.
서로 뭔가 할 이야기가 있는 듯 했지만 그저 어색하게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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