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ght

기다리는 것은 늘 오지 않아

약간의 거리 2006. 4. 4. 16:52

 

기다리는 것은 늘 오지 않아

봄이 와도 기다리는 꽃은 피지 않는 것처럼

 

그러니까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걸 알고 있는데...

 

모든 것이 기다려지는 날이 있다.

 

몸이 아프거나

힘든 일을 당했거나

슬픈 일이 있거나

괜히 우울하거나

 

이런 날 귀신처럼 나의 기분을 알고 목소리를 들려주는 사람이 있다면 좋겠지만

그럴 턱이 없잖아.

 

 

익숙해지지 말자.

기다리는 것에 익숙해지지 말자.

 

 

아니...

그냥... 기다리지 말자..

 

 

 

 

***

 

모처럼만에 집에 가기가 싫다.

회사에선 오전부터 그만 들어가라고 했는데...

다른때 같았으면 못이기는 척 기뻐하며 일어났을텐데... 아니 그런 말을 해 주기도 전에 일어섰을 텐데... 그냥 오늘은 집에서 날 기다리고 있을 조카를 만나는게 두렵다.

따뜻한 곳에 눕고 싶은데... 또 밖에 나가자고 하면 어쩌나... 걱정이 든다.

 

아무래도 진짜 아픈 모양이다.

 

퇴근후 약속을 취소할까? 말까? 고민을 하는데 비도오니 영화한편 어떻냐는 친구의 메시지...

두 약속을 모두 하고 싶어진다.

근데... 너무 힘들잖아... 점점 열이 오르는 걸.

 

 

이런,

갈 곳이 없다... 너무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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