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ght

집에서 즐기는 외식

약간의 거리 2004. 5. 8. 22:58

 

H: 참, 언니 식당 결정했어요?

K: 아직... 그것때문에 걱정이야. 괜찮은 식당 있어요?

M: 글쎄요...

 

아... 다른 사람들은 어버이날이라고 부모님 모시고 외식을 하는 구나!

 

 

약간 충격

 

조금 많이 부러움

 

그리고... 씁쓸함

 

 

우리는 한 번도 외식 같은 거 생각 본 적 없는데...

 

 

간간이,

누구의 생일이라거나 하는 날 식구들이 외식을 한 적이 있기는 하지만

내 기억 속에서 외식했을 때 기쁘고 즐거웠던 기억은

정확히 어떤 날인지는 기억할 수 없는 어린 시절.

아마도 내가 초등학교 2학년이 되기 전이겠지.

온 가족이 중국집에서 자장면 먹던 기억뿐이다.

 

그 후에는 늘 뭔가 촉급했고, 혹은 짜증스러웠고, 늘 누구인가는 배려를 해 줘야 해서 골치 아팠던 것 같다.

 

 

집에 와서 남들 이야길 하니까 동생도 부러워 한다.

 

오늘 저녁

 

 

-밥이 별루 없네. 수제비 떠서 같이 먹을까?

하는 엄마.

이때, 재치꾼 나의 동생!

동네에 새로 생긴, 한번은 먹어봐야겠다고 벼르던 해물찜을 생각해 낸 것이다.

 

-엄마, 해물찜 어때?

-그럼 나가야겠네.

-아니... 포장해 와서 먹자. 오늘 어버이날이니까 우리가 쏜다.

 

엄마, 아빠 모두 좋다고 하시길래 냉큼 사들고 온 해물찜.

 

왜 이런 생각을 예전엔 못했을까?

집에서 이렇게 외식분위기 내면 되는데...

 

해물이 푸짐한 해물찜 먹고, 남은 밥도 볶아서 먹고,

 

아~~~ 후련하다.

 

-엄마, 덕분에 잘 먹었어.

-내가 잘 먹었지.

-아냐~ 엄마 아빠 없으면 어버이날이라고 우리가 이런거 먹어 볼 수나 있겠어

-그런가?

-응. 고마워

 

 

         해물찜

이렇게 상치 깔린 접시에 예쁘게 담긴건 아니었지만

커다란 냄비에 넘치도록 담겨서

우리가족의 배도 마음도 흡족하게 해준 해물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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