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ght

나는 날 모르거든요, 그런데 어떻게 당신은...?

약간의 거리 2004. 4. 30. 15:44

모르는 사람에게 듣는 충고가 필요하다.

 

 

-내가 쟤를 알거던.

 

난 모르는데...

난 모르지만 지금 상황을 콕! 짚어서 말해줄 수 있는데...

 

-내가 쟤를 아는데, 쟨 지금 이렇게 해야 돼.

 

왜 꼭 그렇게 해야 하지?

다른 삶을 살면 안되나?

 

-전 낯을 많이 가려서 안돼요.

 

나두 낯 많이 가리는데, 엄청.

 

 

저 사람은 지금까지 이렇게 살아왔고,

이럴때는 이렇게 했었고,

지금 쟤는 이런 상황이고,

때문에 그간의 저 사람을 보면 지금 이렇게 해야 되고...

 

 

꼭 그런가?

 

 

 

 

-내가 이런말 하면 남들 다 나 위로해주고, 편들어 주거던. 근데 유독 너만 구박해.

 

 

난 징징거리는 게 싫다.

힘들다고, 죽겠다고, 내 처지가 너무 불쌍하다고...

 

나두 힘든데,

나두 죽겠는 걸,

내 처지도 만만치 않다고.

 

뭘 어떻게 위로해 주라는 거지.

 

아는 사람도 없는 내가 어디서 남자를 구해다 줄 수도 없고,

로또 당첨 같은 행운하고는 거리가 멀어도 까막득인걸 어디서 뭉칫돈 구해 쥐어줄 수도 없고,

차가 있어서 드라이브를 시켜줄 형편도 아니구......

 

 

 

무엇보다도 난

그게 누구던

그가 어떻게 살았고,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적응해 왔는지를 모른다.

 

왜냐면,

나는 인간에 대한 관심이 없으니까.

늘 그냥.. 그냥 그런가부다, 하고 살아왔는데

새삼스럽게 내 옆의 그, 그녀가 어떤 방식으로 살아왔는지 기억할리가 만무하니까.

더군다나 위로를 한답시구 그 사람의 삶에 끼어들 생각은 조금도 없으니까.

 

그런데 궁금하다.

 

사람들은 어떻게 나도 날 모르겠는데

저 사람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자신하는 걸까?

 

그리구 왜 어려움을 꼭

그 사람이 지금까지 살아온-자기가 봐서 안다고 생각하는- 그 방법대로 풀어나가야 한다고 하는 걸까?

 

 

나를 모른다고 하는 사람한테서

나를 안다고 하는 사람들이 하지 않는 이야길 듣고 싶다.

 

 

 

 

'┎thought'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신없는 하루를 마침!!!  (0) 2004.05.06
이쑤시개도 장신구  (0) 2004.05.04
봄을 타면 우울해?  (0) 2004.04.30
그럴려구 그런게 아니었다니깐  (0) 2004.04.29
오널밤에는 비디오나 한편 볼까?  (0) 2004.0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