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난지 한달도 안된 녀석이 어찌나 목을 빳빳이 세우는지...
그래도 안아 올리면 손으로 목을 살짝 둘러주니... 안는 재미가 쏠쏠하다.
"어머~ 얘가 나를 안았어."
"거봐. 처음 낳았을 때 보다는 얼마나 재미있는 건데."
은근히 뻐기는 막내.
"그래두 걔가 손을 타서 정말 다행이야."
"왜?"
"안 그랬어봐. 다들 안아주고 싶어도 손탈까 전전긍긍하며 눕혀놓고 얼굴만 봤을거 아냐"
"그건 그래"
한달 동안 도우미 아줌마가 어찌나 열심히 안아 주었는지 녀석은 눕혀 놓으면 빽빽 울어대고,
아기가 자꾸 울면 엄마랑 아빠가 며칠 못 참고는 집으로 쫓아 보낼까 동생네 부부는 근심이 한바가지다.
다행이도 사람이 있을때는 너나 없이 돌아가며 안아주니 우는 일이 적다.
"애 좀 울려. 나중에 목청이 안터져서 음치되면 어쩔라고 그래?"
"노래 못해도 돼."
"노래를 잘해야 멋있어서 여자들이 따르지."
"여자 많은거 안 좋아."
"야~ 그러다가 장가도 못가면 어쩔라고 그래."
"그런가...."
"그럼. 내가 나중에 다 말해 줘야지. 승호야~ 네가 왜 노래를 못하냐면 너희 엄마 아빠가 니가 울면 할아버지 집에서 쫓겨날까봐 널 못울게 해서 목청이 안 트인 거야. ㅋㅋㅋ"
나는 아무래도 가족들을 이간질 시키는게 전공인 것 같다.
어렸을 때 내가 가장 좋아한 일은 동생들 싸움 붙이기였다.
원래도 연년생이라 티격태격 잘 하는데
집에 셋만 있는날 너무 심심하면 은근히 둘을 싸움 붙이는 거다.
그런데 그것도 곧 시끄럽고 싫증이 나는지라
"야~ 그만 싸워. 시끄러!"
하면 그때서야 정신이 든 녀석들이 내가 원인 제공자라는 걸 깨닫는 거다.
결국 이제는 셋이 붙어 싸우고, 그러다가 엄마가 오면 뭐.... 모두 혼나는 거지.
그래두 같이 아웅다웅 할때가 재밌었는데...
요즘은 막내가 와 있어서 이렇게라도 말싸움하고 지내니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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