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만에 병원엘 갔다.
어색하다.
아빠는 아무것도 모르겠지만...
정말이지, 혹시라도 아빠가 잘못되면 나는 후회할 거다.
그래도 아빠가 미운 건 어쩔 수가 없다.
아빠를 그렇게... 애틋하게.. 아니 그냥이라도 좋아했던 기억은 없다.
특별이 애정을 쏟을 만큼 다정한 관계도 아니었고,
아빠도 다감한 성격이 아니고,
나도 애교많은 딸은 아니었으니까.
오히려 학창시절 언니보다 늘 뭔가 모자란 내게 아빠는 무서운 존재였다.
그래도 미워한 적은 없었는데...
내리사랑이라서 그런가!
아빠보다는 동생이 더 애틋하고 가슴아프다.
그런데 그런 작은 배려도 해주지 않는 아빠한테 너무 화가 났다.
-퇴원하고 와봐. 내가 다리 주물러 줄지 알어? 이제부터 절대 간호 안해 줄거다.
그런 생각때문에 그런건 아니었지만 사정이 일주일 동안 병원을 갈 수가 없었다.
그러는 사이에 생각도 조금씩 고쳐먹었다.
-내가 아빠한테 잘 못하면 동생이 자기때문이라고 자기탓할지도 몰라서 그냥 봐준다.
토요일
병실에 들어섰는데 아빠랑 눈을 마주칠 수가 없다.
아빠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겠지만
나는 괜히 마음이 서걱거리는 걸.
이틀을 병원에 있으면서 이상하게도 다른때보다 더 서글서글하게 아빠를 대하는 내 모습이 놀랍다.
그래도,
내가 지금 아빠한테 아무리 잘해도,
나중에 아빠가 잘못되면 그때 난
지금 내가 아빠를 몹시 미워했던 걸 후회할 거다.
틀림없이 그 자국은 지워지지 않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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