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
점심을 먹으러 가서
-아침부터 문자가 어찌나 많이 오는지...
이런 이야길 들을때에도 그게 무슨 뜻인지 몰랐어
-배경화면이랑 멜로디도 왔어
자랑스레 이야기 할때도 별 감흥이 없었다.
눈이 온다고 메신저로 연락하면서
-사람들이 나보고 복터졌대. 3월에 생일인데 눈오기가 쉽냐구. 게다가 내가 계속 눈 기다렸잖아.
그때서야 알았다.
사람들이 생일날 축복받고 싶어한다는 거.
난 워낙에 그런거 기억을 잘 못하는데다가
내 생일이라고 해서 누구에게 알리고 그러질 않아서
저녁을 먹는데
-오늘 문자 진짜 많이 왔어. 몇개 왔나 세어봐야지~
그때서야 나는 아직까지 "생일 축하해" 이말조차 하지 않았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얼른 핸드폰을 꺼내서 문자보내기 예약을 해 두었지
3월 4일 23시59분.
오늘의 마지막 축하메시지
이렇게...
우산을 함께 쓰고 인사동 거리를 돌아다니며
나뭇가지에, 전기줄에 쌓인 눈을 보고 탄성을 질러내고
우산에 쌓인 눈을 털어낼때 목선을 타고 들어가는 눈의 차가움에 비명을 지르고,
가로등 불빛에 쏟아지는 눈의 아름다움에 발걸음을 멈추고,
...
정말 오랜만에 마음껏 즐거워한 날이었어.
이제는 하루 지나버렸네
생일 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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