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길어야 세음절의 단어만 그것도 불분명한 발음으로 해대고
여전히 응. 으응~ 으로 Yes, No를 표현하지만 그래도 요즘엔 제법 대화가 되는 조카.
이 녀석에게 '이모' 소리 들으려고 무진장 노력했다.
어떤 날은 옆에 있던 동생이
"엄마보다 이모를 먼저 하라는 거야? 나도 아직 엄마 소리 못 들었거던" 하며 타박할 지경이었다.
그런데 이 녀석, 며칠 전부터 나를 '언니!'라고 부르는 거다.
사람들이
-이모 어딨어?
하고 물으면 큰언니를 가리키고,
- 그럼 언니 어딨어?
하고 물으면 나를 가리킨다.
뭔가 위급한 상황이라도 발생할라치믄 "언니, 언니, 언니, 언니~" 하고는 숨넘어라가라 불러댄다.
하루는 이 버릇을 어찌 고칠까하여, 언니라고 부르면 대답을 하지 않았었는데...
-언니!
-이! 모!
-언니!
-이! 모!
-언~ 니~~~
하면서 애교까지 떨어대는 것이다. (애교 속의 웃음으로 이 녀석이 내가 '이모'라는 걸 알고는 있다^^)
나를 언니라고 부르는 조카 승호
엊그제부터 열이 40도를 오르내리며 아프기 시작했는데
지 엄마가 미지근한 물로 씻긴다며 욕실에 세워두고 바가지로 물을 끼얹자, 도리질을 치며 엄마~ 엄마~ 부르짖으며 울던 녀석이 도저히 안되겠다고 생각했는지 어느 순간부터는
"언니~" 하면서 울기 시작하는 거다.
달려와서 말려달라는 거겠지!
뭐 때가 되면야, 정식 호칭을 불러줄 날이 오겠지만
동생 말로는 밖에 데리고 나갔을 때 "엄마"라고 하는 것보다 낫지 않느냐고 하지만서두...
언제 날잡아 녹음을 해 두어야겠다.
그리고 자라면 두고두고 놀려줘야지~~~
얘야~~~ 사실 너는 이모의 여.동.생.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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