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전.....
친구와 영화 <식스센스>를 보던날,
친구: 어? 저 사람 좀 전에 죽었는데 왜 또 나와?
나: 안 죽었나보지.
친구: 아니야. 아까 분명히 총맞고 피흘리며 죽었잖아.
나: 죽었다고는 안했어. 피흘리기는 했지만.
친구: 그럼 죽은 거지!
나: 야~ 요즘이 어떤 세상인데 총 맞았다고 다 죽냐? 치료받아서 살아났나부지
친구: 아닌데.....
나: 그럼 죽기 전 회상장면인가부지. 총맞으면 무조건 죽는다는 고정관념을 버려!
너무나 당당한 나의 주장에 결국 꼬리를 내리고만 친구.
그런데.......
영화를 보신 분들은 다 알리라~ 그 영화의 끝부분을.
난 정말이지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황당한 소리를 해 댔다는 친구의 공격이 계속됐다.
"덕분에 영화가 반전이 있어서 재밌었잖아. 너처럼 생각했으면 재미 없었을 거 아냐~" 하는 먹히지 않는 변명을 했지만, 두고두고 친구의 놀림을 받아야했던..... 슬픈 기억의 영화.
그치만 내심 나 자신의 순수함에 얼마나 감탄했던지 *^^*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내 주변에서 그 영화, 식스센스의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은 모두가 너무 실망스러웠다고 한다. 반전이 너무 약했다고.
그래서 그 동안 아무에게도 할 수 없었던, 영화보던 날 나의 순수한 에피소드 !!!
며칠 전,
어떤 친구가 그 영화 이야길 하는 거다.
너무 놀라왔다고. 지금도 가끔씩 그 영화를 다시 보는데 여지껏 그렇게 재밌는 영화가 없다고.
그리고 어제,
또 다른 친구가 그 영화 이야길 하는 거다.
반전이 너무 멋졌다고. 그런 류의 영화가 좋다고.
그러니 모두가 웃는 장면에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고 이상하게 여길 일은 아니다.
분명 세상 어딘가에는 나와 공통분모를 가진 이가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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