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ght

이야기 [얼음나라 공주와 불의 나라 왕자]

약간의 거리 2001. 3. 17. 23:37










사랑의 전설





얼음나라 공주님과 불의 나라 왕자님은



더 이상 이대로



바라만 보고는 살 수 없다는 생각 끝에



단 한번 서로를 만져볼 수 있다는 것으로



이룰 수 없는 사랑을 대신하고자 약속했습니다



"다음엔 당신과 같은 모습으로 태어나겠어요."



한 걸음씩 서로의 손끝이 가까워질수록



얼음나라 공주님은 온몸으로 눈물을 흘려야 했고



다가서고 있는 왕자님의 몸도

조금씩 조금씩 식어가고 있었습니다

"어서요 망설이지 말고...어서요."



공주님의 아픈 눈물에 왕자님이 멈칫 망설이고 있던 시간에



이미 공주님은

여전히 눈물처럼 흐르고 있는 작은 손끝만을 남긴채

사라져가고 있었습니다



"다음엔 당신과 같은 모습으로 태어나
영원히 안아줄게요 약속해요"



녹아 흐르는 작은 손끝을 잡아보려



공주님의 눈물 속으로 뛰어든 왕자님의 몸은 차츰 식어갔고



조금씩 조금씩 작은 양초가 바람에 꺼지듯



왕자님의 모습은 더 이상 불을 보여 주지 않았습니다





둘의 사랑을 지켜보시던 하느님은

몇날이고 몇날이고 그칠 줄 모르는 눈물을 흘리시다가

끝내 둘의 소원을 들어주셨습니다







얼음나라 공주님은 불의 나라 공주님으로





불의 나라 왕자님은 얼음나라 왕자님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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