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취향

너는 내 운명 _ 변하지 않는 사랑의 딜레마

약간의 거리 2005. 10. 24. 11:17

 

-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사랑... 그거 변하거든요!

 

 

 

세상에 변하지 않는게 딱 하나 있는게 그게 뭔지 알아?

글쎄요... 뭘까??? 음... 웬지 답은 무지 허무할 것 같은데....

^^

모에요?

세상 모든 것은 변한다는 거.

 

 

 

변하지 않는다는 말 같은 건 믿지 않는다.

세상 모든 것은 변한다는 거... 그 질문의 답인 줄은 몰랐지만, 그건 진즉부터 알고 있었다.

어떻게 변하지 않을 수가 있겠어!

하지만... 변한다는 게 나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건 순리.. 같은 거니까.

 

그렇기 때문에 <너는 내 운명>라는 촌스러운 제목부터가 맘에 들지 않았던 영화다.

그냥 제목만 봐도 신파멜로잖아~

순박한 농촌 총각의 지고지순한 사랑이야기.

 

영화를 보고 와서는 갑자기 황정민이라는 배우가 여자들의 동경의 대상이 되었다는 것도 맘에 들지 않았다.

그는 여전히 나의 눈에는 달콤한 인생에서의 건달(?)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 걸~

 

 

 

나는 세상 모든 건 변한다고 생각해.

사랑?

그건 잘 모르겠지만

사랑이 사람의 마음속에 있는 거라면... 사람의 마음은 당연히 변하니까 -  내 마음은 아침 저녁 불어오는 바람의 방향에 따라서도 바뀌는 걸 - 그러니까 변하는 거겠지.

 

 

그런데 변하는 건...

정말 두렵다.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이 바뀌고,

나뭇잎의 색깔이 바뀌고,

조카의 얼굴 생김이 달라지고,

회사 앞 고가도로가 사라지고,

버스 노선도 바뀌고,

광화문 네거리에 횡단보도가 생기고...

 

그렇게 모든 것이 변하는데...

 

내가 그를 사랑하는 마음이 변하지 않듯

나를 사랑해주는 누군가의 마음도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치만,

 

- 보여줄께요. 사랑이 변하지 않는 거!

하고 큰소리치는 거나

 

내 사랑은 운명이었네 뭐네... 하면서 떠벌리는 거... 그건 정말 맘에 안 든다.

 

 

 

달님에게도 맹세하지 마세요. 달은 차면 기울거든요.

 

 

 

사랑은 어쩌면 그런거다.

차면 기울지만, 기울면 다시 차는 달처럼

 

변하는가,  싶었는데 거기 있는 거.

기울었지만 다시 찰 거라고 믿는 거.

 

그러므로

사랑이 변하지 않는다는 건,

혼자서는 만들 수 없는 진실이다.

 

거기 있다는 걸 봐 줄 누군가와,

다시 찰 거라고 믿어주는 누군가와 함께 있어야만

그것은 변해도 변하지 않는 진실이 되는 거다.

 

 

 

세상 모든 것은 변하는데

사랑도 당연히 변할 거라는 걸 알고 있는데,

그걸 알면서도 나의 사랑만은 변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는 거...

결국엔 그게 문제다. *^^*

 

 

 

 

약을 먹고 입원해 있는 아들의 병실에서

어느새 머리가 하얗게 새어 버린 어머니를 보면서

조금 슬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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