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중세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를 좋아한다.
무언가를 좋아하는 데 분명한 이유를 말할 수 있는 경우가 별로 없지만,
내가 중세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아마도 그 의상 때문이다.
볼륨이 잔뜩 들어가 치렁치렁한 옷 말이다. (혹시 공주병이 아닐까??)
그리고 또 하나의 이유는 칼싸움이 좋아서다.
철가면에 나오는 삼총사의 망또 의상과 쨍~~~ 하고 부딪히는 칼 소리를 나는 좋아한다.
에버에프터에 나오는 현대판 말괄량이 신데렐라가 좋다.
- 치렁치렁한 중세 의상을 입고 나오는 여성들 중에는 우아 떠는 귀부인 보다는
이런 천방지축 주인공 또는 파앤어웨이의 주인공같은 캐릭터가 좋다.-
사정이 그렇다보니 최근에 나의 관심을 사로잡는 영화는 <청풍명월>이었다.
어찌어찌하다보니 볼수 없게 되었는데 영화에 대한 호기심을 단번에 꺾어버린 건 바로 <다모>라는 드라마다.
어떤 사람들은 <다모폐인> 이라며, 그 드라마로 인해 일주일을 폐인처럼 산다고도 하고,
또 혹자는 월요일이 기다려지다보니 자연스레 월요병이 치료됐다고도 한다.
그리고 어떤 사람든 그 드라마에 빠져들지 않으려 안간힘을 쓴다고 한다.
이유는 드라마가 끝나 버렸을 때의 허전함... 그 사람에게는 그보다는 더 절박한 심정인 것 같았다,
마치 사랑이 끝났을 때의 느낌 같은 건가보다.
아무튼 사랑이 변하는 것과도 같은.... 아픔을 느끼는 게 싫단다.
변하는 게 두려워 깊이 사랑할 수 없는 것과도 같이.
나도 변하는 사랑은 싫다.
하지만 사랑은 변한다.
아니지.... 사랑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이 변하는 거겠지.
하지만 사람의 마음이라는 게 변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오로지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는 사실 뿐이라던데......
아주 오래전에 애용하던 詩가 있다.
깊이 사귀지 마세 作別이 잦은 우리들의 생
가벼운 정도로 사귀세 악수가 서로 짐이라면 작별을 하세
어려운 말로 이야기도 하지 않기로 하세 너만이라든지 우리둘만이라든지
이것은 비밀이라든지 같은 말들은 하지 않기로 하세
내가 너를 생각하는 깊이를 보일수가 없기때문에
너가 나를 생각하는 깊이를 보일수가 없기 때문에
내가 어디메쯤 간다는걸 보일수가 없기 때문에
작별이 올때 후회하지 않을 정도로 사귀세
작별을 하며 작별을 하며 사세
작별이 오면 잊어버릴수 있을 정도로 악수를 하세
깊이 사귀지 마세 악수가 짐이 되면 작별을 하세....
사실 지금도 이렇게 살고는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그때처럼 그런 생각이나 마음을 드러내지는 않는다. (후후~~ 그만큼 컸다는 뜻인가?)
그때는 정말이지 누군가 나한테 한발짝 다가선다는 느낌이 들면(그것이 비록 나 혼자만의 착각이었을지라도 말이다)
방어벽을 치고는 살짝만 건드려도 "쨍~~"소리를 냈던 것 같다.
아무튼,
나도 그 사람처럼 변하는 게 싫다.
변해서 상처 받는게 두려웠다.
하지만 모든게 변한다는 걸 너무 잘 알아서 깊이 사귀지 않도록 했다.
그러면서 세상 모든 사람의 마음이 변하는데
오로지 변하지 않는 것이 있으니.... 그것이 내 마음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나는 분명히
<다모>가 끝을 맺으면 또 다른 드라마를 좋아할 것이다.
아니 어쩜 <다모>가 끝나기 전에 또 다른 영화를 더 좋아하게 될지도 모른다.
캐리비안의 해적들... 같은
푸하하~~~
상대가 눈 앞에 있음에도 내 마음이 먼저 돌아서 버리는 거다!!!
그 사람한테 말해줘야겠다. 안간힘 같은 건 쓰지 말라고...
방송국에서 드라마를 제작하지 않게 되는 그날까지
당신의 마음을 사로잡는 드라마는 얼마든지 생길 거라고 말이다...
'┎thought' 카테고리의 다른 글
15년만의 고백 (0) | 2003.08.18 |
---|---|
연봉 6천만원에 파업하는 사람들에게 (0) | 2003.08.13 |
그 많던 우산은 어디로 갔을까? (0) | 2003.08.07 |
횡설수설 : 꼬리를 무는 생각들... (0) | 2003.08.04 |
나는 백조! (0) | 2003.07.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