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는 꿈이 뭐야?
- 나중에 커서 뭐가 되고 싶어?
그런 질문을 들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왜 아무도 나에게 꿈을 묻지 않았지?
언제인지 모르겠지만 나의 꿈은 선생님이었다.
그리고 언젠가는 아나운서가 되고 싶기도 했다.
끝!!
그게 끝이나, 더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적이 없다. 그냥 선생님이나 아나운서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그닥 공부를 잘 하는 아이가 아니었다.
중학교를 배정 받고나면 입학 전에 반배치고사라는 것을 본다.
반 배치고사 성적으로 1등부터 순서대로 반을 배정한다고 하는데, 어떤 경로인지는 모르겠지만 반배치고사 순서로 했을 때 내가 우리반 44등이라는 걸 알게 됐다. 그때 한 반에 58명 쯤이 됐나???
내가 나름 똑똑한 줄 알았는데 그렇게 시험을 못 봤다니!! 충격이었다.
(중요한 건, 내가 생각한 건 내가 단지 반배치고사라는 걸 못봤다는 거다.)
그 충격 이후로 공부를 아마도 열심히 했던 것 같기는 한데... 그래도 성적은 반에서 12~3등 쯤이었다. 평균 80점대 후반 정도???
그때는 실력고사라고 해서 중간고사, 기말고사 말고도 매월 시험이 있었고, 매월 성적표가 나왔는데 언니는 항상 우등생이었고, 성적표가 나올 때면 아빠는 언니의 성적표를 내 앞에 내밀며 '너도 보고 감상해' 라고 말씀하셨다.
언니는 당연히 인문고에 진학을 했다.
그리고 1년 후 나는 상업계 고등학교에 진학을 하게 됐다.
우리집 형편에 언니와 나를 둘다 대학에 보낼 수 없었고, 한 명을 선택해야 한다면 언제나 우등생인 언니가 가는 것이 당연해 보였으니까 말이다.
선생님이든, 아나운서든... 둘다 대학을 반드시 졸업해야만 할 수 있는 직업이었다.
내가 상고를 가야하는 상황이 됐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건
'나는 이제 선생님도, 아나운서도 될 수 없구나!' 라는 생각이었다.
그럼 앞으로는 뭘 해야 하지?
꿈을 잃어버렸다.
학교를 다니는 게 우울하고 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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