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집

[광주 맛집] 미미원

약간의 거리 2020. 8. 27. 16:41

길고 긴 장마가 끝나고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8월의 어느 날,

광주의 맛집 <미미원>을 1년 만에 다시 방문하게 되었다.

처음 미미원을 갔을 때는 <육전>이라는 걸 한 번도 먹어보지 않을 때라서 정말 신선했다.

이렇게까지 비싼 가격이 이해가 안되기는 하지만

그때는 계산하는 분이 따로 있어서 아무 생각 없이 맛을 음미하며 즐겼다.

 

어쨋든 오늘 원래 미미원에 갈 계획은 아니었으나,

일행 중 이곳을 한 번도 오지 않은 사람이 둘이나 있어서 전격적으로 방문하게 되었다.

코로나의 영향인데 왠일로 한산했다.

마당에 가운데에 있던 정자도 사라지고, 1년 사이에 큰 변화는 아니지만

소소한 달라짐이 보였다.

 

식사는 이 집의 대표 메뉴인 육전으로 시작했다. 

육전이라는 것이 서울의 허름한 막걸리 집에서도 팔 만큼

이제 그닥 귀한 메뉴는 아닐지 몰라도

아직 생소한 사람도 많고

더구나 이곳의 육전은 맛과 질에서 급이 다르기 때문에 ^^

콩가루소금에 찍어 먹으면 된다

처음 갔던 미미원에서 '육전'보다도 내 맘을 사로 잡았던 것은 '맛조개전'이었다.

그 전까지 내가 알던 맛조개는 안면도에서 밤 늦게 물빠진 해변을 걸으며

뽀글뽀글 거품이 나는 바닥을 정신없이 파헤쳐보면 잡을 수 있는 길죽한 조개일 뿐이었다. 아니면

변산 같은 곳에 놀러가서 조개를 더미로 사서는 구워 먹다가

남은 것들을 몰아 넣고 끓여 먹던 조개탕의 재료 중 하나였다.

 

그런데

이 부드럽고, 살짝 터지는 육즙 가득함의 정체는

육전에서는 느낄 수 없는 매력이 가득했다.

그런 맛난 기억들이 가득한 미미원을 가족들과 함께 몇 번을 갔지만

번번히 맛조개전은 먹을 수가 없었다.

그게 먹을 수 있는 시기가 따로 있다는 것을 몰랐던 것이다.

오늘 드디어 무더위를 뚫고 온 보람을 느끼며 맛조개 맛에 푹 빠졌다.

 

또 하나 역시나 이 계절에만 먹을 수 있는 민어전이 있었지만... 맛조개전에 밀려서 사진을 찍으려고 보니

벌써 이렇게 사라져 버렸다.

이제 식사 주문!

우리는 된장찌개를 주는 돌솥밥과 백합떡국, 매생이떡국을 주문했다.

식사에 앞서 새롭게 셋팅을 해 주는데 반찬이 정갈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김과 간장이 나오는데

도톰한 김이 너무나 고소하고 맛이 있어서

나는 원래 떡국을 주문했는데 김 먹느라 밥만 먹었다.

그리고 백합 떡국(사실 매생이 떡국은 내 관심이 아니라서 사진도 없다 ㅎㅎ)

미미원 <백합 떡국>

너무 맛이 있어서 먹다가 중간에 사진을 찍게 되었다.

아는 사람은 알테니까

백합은 정말 조개 중의 백미

통통하게 손질된 새우도 너무나 맛있다.

무엇보다 백미는 국물

시원한 백합 국물을 마셔주면

식사에 말 그대로 마침표를 찍어주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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