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사이에 적당한 간격을 유지한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지
인간관계에서 많은 실패 경험은 이 거리조절의 실패 때문이다.
누군가는 곁을 주지 않아 떠나고
누군가는 너무 훅 들어가 도망간다.
전자는 아쉽고 후자는 창피하다.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
<섬- 정현종>
깊이 사랑하지 않도록 합시다.
우리의 인생이 그러하듯.
헤어짐이 잦은 우리들의 세대.
가벼운 눈웃음을 나눌정도로
지내도록 합시다.
우리의 웃음마저 정이 된다면
그땐 헤어집시다.
<공존의 이유-조병화>
내가 좋아하는 두 편의 시다.
이제와 읽어보니 어찌나 상반 되는지...
사람들 사이에 그토록 들어가고 싶지만 그 사이에서도 섬처럼 있고 싶어하는 마음이라니.
그래서 가벼운 눈인사만 나눌 정도로, 악수조차도 짐이 되면 헤어지는 관계로만 지내고 싶다고 하다니.
그때는 잘 알지 못했지만 나는 늘 사람들 사이의 적당한 거리를 알지 못하고
그것을 어려워하면서 살아왔다.
언제 다가설지 몰라 적당히(?) 물러서 머뭇거리다보면 지친 상대는 어느덧 나가 떨어지고
뭔가 마음이 통하는 것 같은 사람이면 앞뒤 안재고, 시간의 흐름도 무시하고 훅 들어갔다가는 되돌릴 수 없는 상처를 입기 일쑤다.
해서 내가 찾아 읽는 책들도 사람들 사이의 거리와 관련된 것들이다.
<약간의 거리를 둔다>(소노 아야코 작)
<당신과 나 사이>(김혜남 작)
사람들이 불편함을 느끼는 지나치게 가까운 거리에 대한 발표도 있고,
그 거리를 무시하고 가까울 수 있는 사람들의 특별한 관계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또 어떤 관계냐에 따라서, 그러니까 연인관계냐, 가족이야, 친한 친구냐, 회사 동료냐에 따라서
편안하게 느끼는 거리가 다르다고 한다.
그 거리를 모두 알고 지키려고 할 때 삶이 고달팠다.
사실 더 많은 경우에는 어느 한 쪽에서 싸인을 주니까 말이다.
상대방이 불편해 하는 기색이 느껴지면 유연하게 거리를 조절하고
마찬가지로 내가 불편하면 그걸 또 잘 표현해서 상대가 알아챌 수 있게 해주고
그런 재조정의 시간을 서로 가지면 되는데, 재조정 시간을 주는 사람들보다는
한방의 훅을 날리고 사라지는 사람들에게 더 집중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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