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길로 출근을 한지 5달이 되어 오는데 이제서야 저 앞 신호등을 감 잡을 수 있게 되었다.
잠시 후 파란불로 횡단보도 신호가 바뀔 것을 알아차려 버린 나는
조금씩 걷는 속도를 빨리하다가는 조금 속도를 내어 뛰어서 무사히 길을 건넜다.
신호를 건너기 전 내가 타는 버스가 지나치지 않았으니까 적어도 3분 이내에 버스가 올 것이다.
버스 정류장에 도착해 대기시간을 확인하는데, 어찌된 일인지 버스는 9분이나 있어야 도착을 한다고 되어 있다.
아주 잠시 고민을 했지만 거의 즉시 나는 지하철로 출근하기로 하고 다시 방향을 바꿨다.
길을 건너 지하철 방향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가다가 내려서 걷는데
이렇게 이른 시간에 벌써 옥수수를 삶아내 포장하는 할아버지가 계신다.
옥수수 냄새가 어찌나 고소하고 달콤한지 마스크를 쓰고 있는 콧 속에까지 전달이 된다. 게다가
찰 옥수수가 크기도 하고 실하게 예뻐서 사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마침 지갑에는 어제 엄마가 무료로 처리해주겠다며 받지 않은 만원짜리 지폐 한장이 딱 들어있다.
오늘 하루가 든든하겠구나, 생각하며 따뜻한 옥수수를 가방에 넣고 대신에 읽다만 책을 꺼내 든다.
오랜만의 지하철 출근길이라서 모처럼 책을 읽을 수 있어서 좋다.
제시간에 온 버스를 탔을 때보다 5분은 빠르게 사무실에 도착했고, 오전 걷기 목표도 무난히 달성했다.
자, 이제 생각을 바꿔보자. 같은 하루를 부정적으로 생각해 보자.
아침 뉴스시간에 날씨를 보고 집에서 나오는 것으로 출근시간을 맞추고 있는데 오늘 양치질을 하고 나왔더니 엄마가 TV 채널을 바꿔 놓는 바람에 시간을 맞출수가 없었다. 평소보다 조금 늦게 나왔더니 버스를 놓칠까 맘이 조마조마하다.
신호등 하나 차이로 버스를 놓치디면 다음버스는 대개 7분이나 지나야 오곤 한다.
어찌어찌 뛰어서 신호를 겨우 건넜는데 오늘은 이상하게 버스가 오지 않는다. 앞에 지나간 버스도 없는 것 같은데 9분은 더 있어야 온다고 한다. 잘 못 했다간 회사앞에서 교통정체에 걸려 시간이 빠듯해 질 것 같다.
할 수없이 지하철을 타기 위해 왔던 길을 다시 건너가서 반대방향으로 가는 버스를 탄다.
지하철을 타고 보니 어젯밤에 뭐가 잘 못되었는지 핸드폰 충전이 되지 않았다. 회사까지 배터리가 아슬아슬해서 출퇴근 때마다 하는 폰게임도 못하고 지루하다. 지하철은 서로 마주보고 있어서 멀뚱히 있기에는 괜히 불편하고 사람도 많아 핸드폰이 딱인데 말이다.
사무실에 왔는데 오늘도 바닥 소가 되어 있지 않다. 새로오신 환경담당하시는 분이 이번 내내 사무실 바닥 청소를 하지 않으시는데 대체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지 아침부터 짜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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