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픈 심리학

기억하는 것은 아름답다

약간의 거리 2020. 1. 20. 10:12

나의 직업은.. 말하자면 현재를 사는 것, 현재를 살게하는 것이다.

 

과거도 지금에 와 있고

현재도 지금에 있고

미래도 지금 있는 사람들을 만나서

과거는 과거로 보내고

미래는 꿈을 꾸고

오늘을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나야 말로 과거에 사는 사람이었고,

지금도 과거를 조금은 더 현재에 붙잡아 두고 싶어하는 사람이기는 하지만

적어도 내가 과거를 붙잡고서 힘든 시간을 버티고 있음을 안다.

보내야 하는 것을 알지만, 보내면 한결 가벼워지는 것을 알면서도 머뭇거리고 있음을 안다.

 

어떤 사람들은

어제는 슬픔

그제는 안타까움

그그제가 되면 아름다움이 보이기 시작한다는 것을

 

기억은 그 속에 살고 있을 때는 '기억' 아니라는 것

가끔 그게 떠오를 때가 '기억'이라는 것

그래서 잘 기억하기 위해서 보내는 작업은 필수라는 것을 잘 모르고 있다.

 

잊는 것이 슬퍼서

잊혀지는 것이 속상해서

그러다가 어느 순간 슬프고, 속상하고, 아프고 힘든 것만을 붙들고 있게 된다.

 

삶의 어떤 순간도 기쁘기도 슬프기도

행복하기도 아프기도 했을 텐데 말이다.

 

기억이 되는 순간

기쁨은 좋아서

아픔은 아팠던 대로

슬펐던 순간의 위로까지

그것 그대로의 모습을 온전히 갖게 된다.

 

그리고 나도 온전해진 과거 위에 잘 설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