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짐 주제를 계속 생각하고 있다.
언젠가 인간에게는 면역이라는 기능이 있는데 왜 이별은 면역이 되지 않는 것인가를 주제로 글을 쓴 적이 있었다.
최근에 든 생각은
여기에서의 포인트는 헤어짐에 있는 것이 아니라
'기억'에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
우리 승호가 예전에 어떤 선생님과 이제는 더 이상 그곳에 갈 필요가 없어서 헤어질 때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
- 선생님, 저 잊으면 안돼요.
였다고 한다.
물론 지금은 승호가 그 선생님을 잊었다.
결국 우리가 두려워 하는 것은 '잊혀지는 것' 이었을 지도 모른다.
그러고보니 나도 그런 적이 있다. 머리는 까먹어도 손가락이 기억하고 있던 전화번호를 잊었을 때. 그때 정말 슬펐었다. 이제는 동작기억조차도 사라졌구나! 하며 가졌던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서로 다른 공간에서 공통의 주제가 조금씩 사라지고
그래서 만남이 어색해지고 대화가 줄고 그러면서 조금씩 잊어가는 것, 잊혀지는 것.
하긴, 기억상실증에 걸린 친구가 10년전의 나를 기억한다는 걸 알았을 때, 우리의 시간들이 얼마나 특별했던가를 이미 경험하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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