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ght

책읽기 도전, 글쓰기 도전, 시험 도전!!!

약간의 거리 2018. 3. 21. 14:33

내가 정말로 좋아하지 않는 책의 범주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자기계발서이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몇가지 습관'이라던가 '0억 만들기'라던가 등등 하는 것들인데 그것들이 읽어봐야 뻔한 이야기라거나 혹은 내가 따라할 수 없는 방법을 하고 있다거나, 즉 내가 실천하고 싶지 않거나 실천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까웁거나 한 이야기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결국엔 이렇게 책 구매로 내가 또 그들의 성공을 거들고 있다는 것이 기분 나쁘달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최근에 읽기 시작한 책이 있는데, 책 속의 저자도 말하고 있듯이 그것은 이들의 페이스북페이지 전략에 휘말렸기 때문이다. 잊을만한면 한번씩 올라오는 사람의 성공사례는 읽을 때마다 솔깃하게 만들어서 서점에 갈때마다 책을 들어다놨다, 하게 만들고 핸드폰 어플에 있는 서점사이트에도 몇번을 드나들게 만들었다.

- 에이, 그 책을 읽는 동안에 다른 책을 읽지

- 가격이 너무 비싸네

- 보나마다 또 그런 거겠지.

어쨌든 아주 시간이 많이 남던 어느날, 할 수 없이 서점에서 시간을 때우던 나는 그책을 들었다 놨다를 반복하다가 서점안의 카페에서 커피를 한 잔 사 마시고는 결국 무거운 책을 사들고 나오고야 말았다.

일단 책은 두꺼운데다가 글씨까지 작아서 처음부터 몇 번을 읽었다 덮었다를 반복했다. 게다가 책의 앞부분에는 뇌가소성 이런... 골치아픈 이야기를 해서 나를 너무 피곤하게 했다. 학교 때 몇 번을 들어서 익히 알고 있는 이야기만 암튼 신경 어쩌구 하는 이야기들은 머리가 아프다.


아, 이 책을 내가 사게 된 결정적인 이유 중의 하나는 많은 사례들에서 글쓰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글쓰기'는 내가 워낙에 좋아하는 것이고 최근 몇 년동안 거의 글을 쓰지 않는 나를 나는 안타까와하고 있었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 나도 다시 글을 쓰게 될까, 하는 기대가 있기도 했다.

어쨌든 책은 여타의 다른 책들에서와 마찬가지로 결국엔 내가 실천해야만 하는 것들을 줄줄이 끝도 없이 알려준다. 그 중 24시간 내가 뭘하는지 기록하는 것은 정말 충실히 기록만한다면 지금처럼 살지 않을수밖에 없을 거라는 걸 해보지 않고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뭐 역시나 나는 24시간 타임테이블을 손으로 그리는 것은 귀찮고 그것 때문에 수첩을 사는 것은 아깝고, 인터넷을 조금 뒤져서 혹시 누군가가 올려놓은 플래너가 없을까, 뒤지다가 이런 것으로 시간을 허비할 바에야... 하는 마음에 아무것도 하지않고 다른 챕터를 읽는 것으로 넘어갔다. 정말 그 챕터를 읽고 있는 순간에는 도전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 불쑥 들었고, 도전하지 않고 하루가 지났을 때 죄책감이 들었지만 며칠이 지나자 그런 마음은 모두 사그라들었다.

그리고 영어 단어의 암기, 음.... 단어를 많이 알고 있고는 싶지만 어쨌든 외우기를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서 그것도 패스~

운동.. 운동은 정말 내가 최근에 너무너무너무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는 부분이라서 어떻게든지 시도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어서, 일단 집에서 아령들기를 시작했다. 물론 턱없이 적은 양이지만, 매일 조금씩이라도 늘리면 되지 뭐~ 하고 자기위안을 하며 아주아주 쬐금씩, 것도 하루걸러 한번씩 시작을 했다. 그리고 다음달부터는 그동안 생각만하고 미뤄뒀던 점심시간 운동하기!를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이번달은 더 이상 카드를 쓰지 않기로 했다는 핑계로).

오늘 읽게 된 부분은 '독서'이다.

이 책에서 권하는 독서의 방법은 일찍이 내가 해본 경험이 있어서 아주 잘 와 닿았다. 나는 계독을 해오던 사람이었고, 그때 내 동생은 거의 책을 읽지 않았었는데, 어느날 내게 책을 읽고 싶은데 추천을 해 달라고 해 왔다. 나는 내가 아주 재밌게 읽은 별로 두껍지 않지만 술술 읽히는 책을 추천해 줬다. 서로의 관심사나 취미가 다를 수 있으니 재미없으면 언제든 돌려주고 다른 책을 추천받으라는 말과 함께. 다행이 동생은 책을 재밌게 읽었고, 그렇게 몇 번 아주 쉬운 책을 보여주다가, 재미는 있지만 조금 두꺼운 책을 권했더니 그것 역시 무난히 읽어 내려갔다. 그래서 이번에는 재밌는 것은 아니지만 내게 몰입을 줬던 책을 추천해 줬더니 그것 역시 흐뭇해했고, 어느 순간 내게 자기가 읽은 책 중 좋은 책을 추천해주기 시작하는 거였다. 정말로 신기했던 경험이다.

특히나 낭독은 내가 참으로 좋아하는 책읽기 방법이지만 조금 읽다보면 내용이 들어오지 않아 묵독으로 넘어가곤 하는데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어서 좋았다.


책에서는 7가지 독서습관을 추천해 준다.

1. 스마트폰 멀리하기 : 이거는 책을 읽을 때면 언제나 내가 하려고하는 거지만 잘 안된다. 스마트폰을 멀리하는 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너무 어려운 세상이다.

2. 특정 장소 : 나는 아직 그런 최적의 장소를 찾지 못했다. 카페에서 책읽기, 같은 것은 일종의 로망 같은 것인데 막상 해보면 집중이 금방 흐트러졌다. 사실 야근하는 날 사무실 책상에서 책 읽기가 가장 잘 됐던 것 같지만 언제나 밀린 일과 책읽기 사이에서의 갈등이 존재하고, 밀린 일이 쓰나미처럼 밀려올 때 후회가 막급하다. 일종의 시험기간이 되면 소설이 재밌어지는 그런 모습과 유사하다. 한번은 책을 읽기 위해서 출퇴근 수단을 지하철로 바꿨던 적이 있다. 지하철 타는 걸 정말 싫어하는데 책을 읽기 위해서 교통수단까지 바꾼 내 모습에 스스로 정말 기특해서 그때는 책을 조금 더 열심히 읽었던 것 같다.

3. 인지부조화 이용하기 : 이것은 읽기 싫어도 계속 읽으면 뇌가 '싫은마음-읽는행동' 사이의 부조화를 해결하기 위해 나선다는 건데, 음... 읽기 싫어도 계속 읽어본 적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

4. 책을 한꺼번에 많이 사기 : 이건 내가 정말 좋아하는 거다. 안 읽은 책을 잔뜩 쌓아놓고 마음의 부담을 팍팍 주는 것인데, 정말 누군가처럼 근사한 서재가 있다면야 그 서재에서 언제든 내가 읽고 싶은 책을 찾아 뽑아 읽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한 50%쯤 읽고나서는 다시 같은 일을 반복하다보면 안 읽은 책만큼 죄책감이 쌓이고 카드 결재금액도 쌓이는 부작용이 있다.

5. 독서모임 : 최근 페이스북에 정말 많은 독서모임들이 올라온다. 꼭 들어가고 싶은 곳이 세군데쯤 있었는데 매주 한 번씩 어떤 모임인가를 고정적으로 참석해야 한다는 것이 직장생활을 하면서 정말 부담이 된다(이것도 핑계?). 하지만 정말 해보고 싶다.

6. 3~4권 동시에 읽기 : 내가 종종 쓰는 방법... 그 중에 적어도 두권은 완독한다. ㅎㅎ

7. 다독가를 주변에 두기 : 유감스럽게 지금 내 주변에는 다독가가 없다. 아마도 내가 가장 다독가인듯(헐~ㅠㅠ). 하지만 다독가하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언제나 책이 손에 들려있던 사람. 그 사람과 함께 어딘가를 갈 때면 그 모습이 항상 닮고 싶었던 기억이 있다.



물론 나도 항상 책을 읽지는 않는다. 일이 바빠서 못읽고, 논문을 쓸때는 그것때문에 못 읽고, 시험때는 시험공부한다고 못 읽고, 뭐 이런저런 핑계가 많았다. 그런데 내가 책을 다시 읽기 시작하는 징후가 있다.

그건 내가 이야기를 할 때 사용하는 어휘가 한정됨이 느껴지면서 자꾸 단어를 버벅댈때다. 오랫동안 책을 읽지 않으면 확실히 언어구사 능력이 떨어진다. 그것은 매끄러운 문장을 만들어내는 것에서도 그렇고, 한 가지를 표현하는 방법으로 한 가지 단어만 사용하는 방법으로 나타난다.

지금 이 책을 읽으면서 새롭게 갖게 된 마음은, 조금 전에 쓴 것처럼 시험공부를 하면 책을 읽을 수 없다고, 논문을 봐야 해서 책은 읽은 수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제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책을 읽는 것이 내가 시험공부를 하는 것에도 더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쓰고 있는 시간을 조금 더 잘 쪼개서 계획해야 겠다.

우선은 핸드폰 게임을 그만두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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