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ght

일상 201301028

약간의 거리 2013. 10. 28. 23:57

아침.

알람을 두 개나 그냥 꺼 버리고 미적미적 눈 뜨기를 미루고 있다가

동생의 전화를 받고서야 일어났다.

 

핸드폰 위에 일정 알림이 하나 떠 있다.

'오늘 일정 없는데...'

 

-헉, 세상에나.

새벽미사 해설이었다.

 

'어떻게 해, 어떻게 해. 이상하다, 근데 왜 부재중이 없지? 왜 전화를 안 했지? 누가 대신 했나?'

 

알람이 처음 울린 시간이 일어났어도 갈 수 없었다.

첫 번째 알람은 새벽 6시에 울렸으니.

 

어제, 아니 그러니까 오늘 이른 새벽 1시에 집에 도착한 엄마가 "너 왜 안자고 있었어? 내일 새벽미사 어쩌려고?" 했을 때 나는 "나 내일 새벽 미사 아냐." 하고 대답했던 거다. 그래서 아예 미사에 갈 수 있는 시간에는 알람을 맞추지도 않았던 거다.

 

세상에나, 만상에나 어쩜 이렇게 새까맣게 잊을 수가 있지?

하루에도 몇 번씩 들여다보는 일정표를 보면서 어쩌면 그걸 못보고 지나칠 수가 있지.

 

엊그제 전례표만 해도 세번 씩이나 고쳐야 했고,

주의집중 부족이다.

그냥 놓치는 것들이 너무 많다.

 

내가 원래 이렇게 구멍이 많고 실수가 많은 사람이었나?

그런데 여지껏 안 그렇게 살아왔던 건가?

그럼 옛날보다 지금은 완전 편하게 살고 있다는 건가?

그렇게 마음대로 좋은 쪽으로 해석을 해도 되는 건가?

아니면,

정신이 잠시 가출을 했나?

 

아, 모르겠다, 모르겠다....

 

용기를 내어 저녁, 분과장님께 자진신고하고,

대신 하셨을 것 같은 분께 전화를 드렸더니 역시나, 그랬네 ^^

오늘따라 선잠이 깨서 일찍 성당에 도착하셨다니 얼마나 다행인가!

 

위에서 다 알아서 해 준다는 그분 말씀에... 나는 감사보다는 그냥 안도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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