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ght

사랑을 할 때

약간의 거리 2010. 10. 7. 14:06

왜 그런거 있잖소. 누굴 생각하면 가슴이 막 두근거린다거나

자꾸 생각이 난다 던가..머..별일 아닌 일에도 기분이 흐렸다 개었다 한다던가.

그래도 어쨌든 또 보고 싶다던가."

 
 

"안되겠다. 너!! 너 임마 앞으로 내 눈앞에 꼭 붙어있어라.

어딜가든 뭘하든 내 눈 앞에 꼭 붙어있으라고

돌아버리는 줄 알았으니까."

 
- 성균관스캔들 12강 중 -
 
선준은 윤식때문에
윤희는 선준때문에
걸오는 윤식(윤희인 줄 아는)때문에
모두가 괴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성균관스캔들을 보면서...
 
'괴롭고 힘듦'에 틀림이 없는데, 참으로 이 단어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사랑을 할때,
대체 행복한 시간은 언제인 걸까?
 
마음이 들킬까 전전긍긍하다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마음때문에 아파하다가,
사소한 일에도 치열하게 싸우다가
잊지 못해 힘들어하는...
 
사랑이라는 건 이런 수순을 거쳐 결국 이별에 이른다.
 
혹시, 우연이라도 마주칠까 싶어 추운겨울 언 발을 동동구르며 한시간을 서서 기다리고, 그러다가 결국 아무 소득없이 돌아서기 일쑤. 꿈처럼 그 사람이 나타났을 때는 정말이지 우연인 듯 겨우 '안녕'하는 말 한마디 건네고서 상황 종료.
말이라도 건넸다가 채이면 어쩌나, 그래도 고백이라는 건 해 봐야 하는 거 아닌가, 고민하고 고민하는 시간들...
 
그 시간들의 설렘과 두근거림이 행복했다면, 그럼 사랑이라는 건 혼자 할때 행복하다는 걸까?
 
그 사람을 만나는 동안, 회사에만 가버리면 정말 나를 사랑하는게 맞는 건지 연락이 뚝 끊기는 무심함에 속상하고, 기다리고, 절대 내가 먼저는 연락 안한다며 버텨보고, 그렇게 상대방은 알지도 못하는 줄다리기로 마음이 수백번은 바뀌는 시간들.
약속시간에 늦었다고 토라지고, 전화하지 않는다고 화내고, 이런 저런 사소함 다툼들에다가, 마음이 변해버리는 것은 아닌지 노심초사하다가, 우울하다가, 그래도 또 다투다가... 헤어지고 만나기를 반복하고.
 
결국 헤어짐 앞에 섰을 때, 남아도는 전화를 할 수 없는 시간들이 주변을 떠다니고, 지난 여름 우기에 접어든 것마냥 쏟아지는 비처럼 눈물은 나오고, 어떻게 네가 이럴 수가 있는건지 화가나다가, 모든 것이 다 내 잘못인 것만 같다가, 버릴 수도 잡을 없는 지나간 사람과 시간 때문에 힘든 나날들.
 
그러니까,
사랑이라는 것이 정리를 하다보면
참으로 어렵고 힘들고 아프고 괴로운 것이다.
 
그런데,
대체 왜 '사랑'이라는 단어는
아름답고, 찬란하며, 두근거리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걸까?
 
사랑을 할 때,
우리는 대체 어디쯤에서 행복한 걸까?
 
 
 
 

'┎thought' 카테고리의 다른 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서운함  (0) 2011.03.10
첫 눈  (0) 2010.11.09
2010. 9. 9.  (0) 2010.09.09
비 그만 왔으면...  (0) 2010.06.15
아버지  (0) 2010.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