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서 가장 널리 퍼져 있는 미신의 하나는
인간은 저마다
일정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즉, 선한 자, 악한 자, 영리한 자, 어리석은 자, 근면한 자, 태만한 자 등등의 사람이 있다는 것...
그러나
사실 인간이란 그렇게 말해서는 안 된다.
다만 우리는
어떤 한 사람에 관해서
나쁜 점보다 좋은 점이 많다든가,
어리석을 때보다 근면할 때가 더 많다든가,
또는 그 반대로 말할 수가 있는 것이다.
(중략)
인간은 강과도 같은 것이어서,
물은 어느 강에서든 어디로 흘러가든 역시 같은 물이요,
또 강에서 좁은 곳도 있거니와 빠른 곳도 있고,
넓은 곳도 있거니와 고요한 곳도 있고,
맑은 곳도 있거니와 흐린 곳도 있고,
찬 곳도 있거니와 따뜻한 곳도 있는 법이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 속에 인간으로서 온갖 성질의 싹을 지니고 있으며, 어떤 경우에는 하나의 성질이 나타나고 다른 경우에는 또 다른 성질이 나타난다.
그래서 같은 사람이지만, 가끔 전혀 다른 성질이 나타나곤 한다.
사람에 따라서는 이런 경우가 몹시 심한 사람이 있다.
그의 내부에 있어서의 이러한 변화는
육체적인 원인과 정신적인 원인에서 온 것이었다...
-톨스토이 <부활> 중-
때때로
나의 어떠한 반응에 당황하는 사람들을 볼 때가 있다.
내색은 하지 않지만
그때 나는
내심 의아스럽다.
'왜 나에 대해서 그런 결과를 예측했을까...' 하는,
그 사람들이 이미 내려놓은 결론은
내가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방향인데 말이다.
아마도 톨스토이의 이야기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