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에서 들어오는 바람이 서늘하다
발끝에 밀려져 있던 이불을 슬그머리 끌어 당긴다
바람 냄새가 조금은 슬프다
가을 바람엔 언제나 이별의 냄새가 실려있다
마치 공포영화 속에 등장하는 귀신처럼
아주 작은 점으로 흐릿하던 이별은
긴가민가하면서도 안도의 희망을 잡게하다가는
이내 너무 크게 다가와서는
두려움을 갖게 한다
이별이 지나가고
두려움이 진정된 후에
슬픔이 남는다
언제나 반복되는 공포영화의 식상한 장면처럼
그렇게 반복되는 이별은
이상하게도 식상해지지 않는다
두려움이 가고 난 후 슬픔이 남을 걸 알기 때문에
가을 바람이 불어오면 미리 맘의 준비를 한다
이번엔 너무 늦지 않도록
두려움과 슬픔이 동시에 지나가 버릴 수 있도록...
이번에는
이번에는 정말
잘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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