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요.
금방이라도 달려나와 줄 것처럼 물어봐줘서...
나는 여기쯤에서 당신에게 전화를 합니다.
물론 가끔, 아주 많이 가끔...
그리고 그보다는 아주 많이 자주... 이 곳에서 전화기를 만지막 거립니다.
만지막만지작,
폴더를 열었다 닫기를 두어번
오고간 문자 메시지를 살펴보고
최근 통화목록을 뒤지고...
어느새 지하철은 이 역을 벗어나 버렸습니다.
여긴.. 당신의 집을 이제 막 지나온 다음역입니다.
혹시나 나와준다면 금방 되돌아 갈 수 있는 거리이고,
나와주지 않는다고해도 서로 미안하지 않아도 되는 거리입니다.
문래역은 안전문이 설치되지 않아서 좋습니다.
'다 보이잖아~' 하면서 사실은 조금의 틈도 내어주지 않는 안전문과는 달리
틈이 있어서 좋습니다.
무섭게 달려오는 지하철이 보이고,
지하철의 바람에 머리카락이 날리는
하지만 넘어서면 안되는 경계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그 경계를 넘거나 넘지 않는 건 내게 맡겨주는
그런 곳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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