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나란히 걷는 사람들에게 이런 질문 할 때가 있어요.
- 사는 게 재미있어요?
왠 뜬금없는 소리 하나? 하는 눈으로 바라보는 사람도 있고, 재밌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그런데 재밌다고 하는 사람들 이유를 들어보면
역시 재미없게 사는 사람에겐 이해되지 않는 것들이더라구요.
그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사람은 "모든 게 다 행복하지 않니?"라고 반문하면서
사는게 행복하다고 묻는 제 모습을 보는 것 까지도 행복하다고 한 거였어요.
대부분의 사람은 반문을 하죠.
- 너는?
- 난 재미없는데. 뭘 하면 재미있을까 고민하는 중이야.
요즘 히트치고 있는 광고 있죠?
"여 러 분~~~~ 부~~~자 되세요~~~"
하는 거요.
그 광고가 신년에 정말 화제였죠. 너도나도 신년인사 한답시고,
"부자 되세요"
"부자 되세요"
소리가 끊이질 않았는데요,
전 왠지 씁쓸했어요.
정말 올해 부자 되면 좋겠다! 하는 마음도 있었구요,
그런 소원 가져봐야 뭔가 요행이 벌어지지 않는 이상 지난해와 형편이 달라질 건 없는데.... 하는 생각도 들었구요.
그리고 무엇보다 제가 행복하지 않은 이유가 돈 때문은 아니라는 것 때문이죠.
행복은 돈으로도 살 수 없다는 옛말이 있는데요.
얼마 전 영국에서는 [행복도 돈으로 살 수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네요.
영국의 한 대학이 조사원을 동원해서 9천 가정을 대상으로 10년 동안 조사를 했는데요.
행복은 연령상으로 U자형을 나타낸다고 해요.
처음에는 인생이 행복하다고 느끼는데 30대 초반에 들어가면 불만스러워지고
다시 행복감이 회복되면서 60대가 되면 행복감이 매우 커지는 거죠.
그리고 1천 파운드(대략 170만원 정도)만 횡재한다면 인생관이 밝아진다고 했구요,
실제로 복권에 당첨됐거나 많은 돈을 상속받은 사람들의 경우 행복감도 커지고, 심리적인 건강도 좋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답니다.
'평균적인 사람이 매우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약 100만 파운드(우리 돈으로 계산하면 16억 정도가 되겠네요)는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어떠세요?
100만 파운드만 있으면 매우 행복할 것 같으세요?
그냥 가볍게 생각해 봐도 이 조사 별로 안 맞는 것 같죠?
사람마다 지금 이 순간 그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건 각기 다른 이유들일 거에요.
"부자 되세요" 하는 인사에 왜 가장 먼저 <돈>이라는 게 떠올랐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머리를 한 대 쥐어 박아 봅니다.
각자가 원하는 것으로 마음을 채워 넣을 수 있는 그런 "부자"를 말한 것일 수도 있는데 말이에요.
참, 그 보고서..... 어떻게 결론이 내려졌느냐면요,
[돈이 별로 많지 않다고 해서 절망해서는 안되며 안정된 결혼과 좋은 건강이 여전히 사람들을 행복하게 한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이렇게 마무리 됐다고 합니다.
생각의 방향을 조금 바꿔봐야 겠어요.
언제부터 사는 게 재미없어졌는지 그걸 알아내는 쪽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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