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취향

시간을 달리는 소녀

약간의 거리 2007. 6. 30. 22:50


 

"만약에,,, 만약에 말야, 과거의 어느때인가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언제로 돌아가고 싶어?"

  

"글쎄... 다시 또 살아오고 싶지 않는데..."

  

그런데, 그게 "만약에"가 아니고 정말로 가능하다면?

  

친구로만 지내고 싶은 남자에게 고백을 받은 마코토는 그 고백을 듣지 않기 위해 시간을 되돌린다.

노래방에서 노래를 조금 더 부르기 위해

엊그제 먹은 철판구이가 먹고 싶어서

  

다행이다.. 바보한테 가서... 라고 치아키는 말했고,

어떤 평론가는 그렇게 순수하게 그런 능력을 쓰는 사람이 있을까? 라고 했다.

내겐 그저 바보같아 보였는데.

남의 연애사에 왜 그렇게 관여하고 싶은 건지가 나는 짜증스러웠고,

실습시간 사고가 날줄 알고 돌아갔다면 좀더 조심해서 안 튀게하면 될껄 다른 사람이 같은 실수를 겪게 만들고

원인을 생각하지 않고 그때 그때의 사건만 바꾸려다보니 몇번씩 되돌아가도 아무런 소용이 없는 일들.

  

그럼에도 이 영화가 너무너무 재밌고,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 건(벌써 4번이나 봤다^^)

  

역시나... 그녀가 너무 순수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잦아들었다 커지는 음악이 매력적이기 때문이고,

하늘이 너무나 아름답기 때문이다.

특히나 마코토가 치아키를 향해 달려갈 때,

사물이 마코토의 속도와 함께 움직이다가 어느순간 마코토의 속도가 느려서 프레임의 오른편에 쳐저 있다가 점점 속도를 내면서 결국 프레임 왼쪽까지 따라잡을 때...

그때의 마코토의 정말이지 시간의 흐름보다 훨씬 더 빨리 달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노을 속에서 엉엉 울고 있는 마코토의 앞에 다시 나타난 치아키의 귓속말 씬.

마코토의 대답처럼, 달려서 가면 미래에서 기다리는 치아키를 만나게 될 수 있을런지 모르겠지만... 그 순간

금방 갈께

달려서 갈께

  

그것말고 다른 대답을 할 수가 있었을까?

  

  

자꾸만 자꾸만,

이 영화가 보고 싶네.

그런데 3일째 DVD가 보이지 않는다.

정말루 장농 밑에 사는 요정이 가져가 버린 걸까?

  

어젯밤 12시가 넘어서 들어온 내가 다시 DVD를 찾아 헤매는 모습을 보고 승호는

"용이 아직 다 안 봤나봐. 다 보면 갖고 올거야."하고 말해 주었다. ㅋㅋ 귀여운 녀석~

요정이라고 알아들었나보다. 어쩐지 겁먹을 표정을 짓더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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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다른 누군가를 좋아할거야

그렇지만 너는 언제나

특별하고

소중하고

다시 이 계절이...

돌아올거야

-엔딩곡-

 

 


언젠가는 반드시 돌아오겠다고 했어

기다릴 생각은 없었는데...

시간이 이렇게 흘러버렸어

길지는 않았어

눈 깜빡할 사이였어

-마녀 이모-

 

 

돌아가야 했는데...

어느새 여름이 됐어

너희랑 지내는 게

너무 즐거웠어

-치아키-

 

               -미래에서 기다릴께

               -응

                 금방갈께

                 달려서 갈께




 

마녀 이모가 던지는 한 마디, 한 마디......

그걸 다 기억해야 하는데...

장농 아래서 살지도 모르는 요정은 정말이지 내 DVD를 돌려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