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그 거리 서 있었을 때 말야.
집에 가기 위해 버스를 갈아 타려고 내렸는데...
그 횡단보도 앞에 서는 순간
갑자기 숨이 쉬어지지가 않았어.
그리고 눈물이 너무 흘러 앞이 보이지가 않아서 오도가도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정확하게 2년하고 11개월이 흘렀어.
3년 전에 갔었던 그 집엘 가서 불닭을 먹었다.
그 집이 그대로 있다는 게... 참 신기하기도 하고,
기분이 이상했어.
자꾸만 두리번 두리번 주변을 둘러보게 됐어.
그리고, 그때 그 자리를 내가 등지고 앉아 있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3년전의 어느 날, 어떤 거리에서처럼
어떤 자리가, 어떤 기억과 오버랩 된다고 해서 눈물이 펑펑 흐르지는 않더라. 숨도 잘만 쉬어지더라.
그때 그 불닭집을 간 건 정말 정말 매운걸 먹으려고 였는데 먹어도 먹어도 맵지가 않았어. "왜 이렇게 안 맵지? 진짜 너무 안 맵다." 그러면서 배가 터지도록 먹었는데도 너무 안 매워서, 그래서 억울해서 눈물이 났는데...
어제는 겨우 하나 먹었는데도 혀가 화끈거리게 너무 매운 거야.
그래서 맥주만 배 터지게 먹어 버렸네 ^^
3년 전의 그 닭집도, 그 화장품 가게도, 그 유람선도,...
모두가 그대로 있다.
나는 이제
그 날의 그 극장에서도 아무렇지도 않게 영화를 보고,
그 닭집에서도 매운 맛을 느낄 수 있게 됐어.
나... 정말 약속한 것처럼 잘 살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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