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취향

하류인생

약간의 거리 2004. 5. 29. 22:29

 

평일 낮에 여유있게 찾은 영화관.

 

영화시작 8분전.

입장을 한다.

 

와~ 아무도 없나봐. 오홋!

잠시후 하나둘 몰려드는 사람들
조명이 커지고, 몇편의 예고가 지나가고
영화 시~작!
그때 들려오는 웃음소리.

 

우하하하...

모야?
앞줄에 앉은 아줌마. 왜 웃는지 아무도 모른다. 같이 온 친구들도 잠시 당황.

영화 중반쯤
하류인생(? 영화에서 그렇게 부른다)들이 두들겨 맞는데
아까 그 아줌마 또 웃는다.

 

우하하하...

아이 ㅅㅅㅣ 왜 웃는 거냐고~~~~~~

10명 남짓 들어온 극장
팝콘 먹는 소리가 울려 민망할 만큼 조용한 극장안에서, 더구다나 심각한 장면에서 왜 웃으시는지... 그럴거면 코믹영화를 보러 가시던가!


 

 

영화는 자유당 정권에서 시작해서 4.19와 5.16을 거쳐 유신까지 이어진다.
시대가 늘 사람과 함께 가는 것은 아니다.
영화 속에서도 주인공과 시절은 그렇게 관련이 있는듯 없는듯 흘러간다.
감독이 정말 찍고 싶었던게 그런 것인지,
아니면 어떻게든 끼워 넣으려고 했는데 어색해졌는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게 살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영화속에서는 그들을 하류인생이라고 부르지만-제목도 그러하고-
내가 보기에 그들은 주류였다.
정권에 붙어 살지는 않았지만
정권에 붙어 사는 사람들을 비웃으며 그들과 맞섰고,
때로는 정권에 기생하며 부유함을 누렸다.
감독이 생각하는 하류라는 건 어떤 건지 모르겠지만
세상에서 그렇게 사는 사람을 하류라 부르지 않는 것만은 확실하다.

욕하고, 칼맞고, 쇠몽둥이를 휘두르고, 피를 보는 영화는
아무튼 내 취향은 아니다.

 

그가 하류던, 주류던, 상류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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