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나만 빼고 모두가 결혼을 한 거야.
그래도 우리들의 수다는 여전해.
누군가가 말을 했어.
임산부는 호두같은 걸 먹어야 한다고...
멸치를 볶을 때 넣으면 어쩌고.. 아직 몇번 못 먹었다고...
그 후의 이야기는 잘 기억이 안나.
'호두'라는 단어를 듣는 순간부터 머리가 하얘지면서 가슴이 답답해졌어.
아프지는 않았는데... 갑자기 나의 가슴이 밀폐용기 같은 것에 갇힌 것 같았어.
호두...
호두...
대체 왜 호두라는 말이 나에게 이런 느낌을 갖게 하는 거지?
잊고 있었는데...
그때... 네가 호두를 사 주었지.
동생 가져다 주라고.
임산부는 그런 걸 먹으면 좋다 했지.
그때 나는 너에게 무언가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이었던 거야.
그렇게 멀지 않았던 과거에는...
늘 얼마 지나지 않았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사실은 까마득하다고도 생각했었나봐.
너의 집을 지나야지만 다시 나의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친구의 집에서,
생각지도 않았던 '호두'라는 단어 때문에
'어떻게 집엘 가지?' 걱정을 했어.
'어떻게 그 지하철 역을 지나 가지?'
잊혀지고 있어. 가슴이 아프지는 않으니까.
그렇지만 아직...
잊어 주지는 못했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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