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경영은 자아를 찾았다고 하고.... 그럼 신우는 뭐에요?
- 신우가 가장 많이 얻지 않았나? 많이 자랐을
거구...
- 그런가? 그럼 김미숙은요?
- 글쎄... 잃은 건 없잖아. 가장 많은 걸 잃은 사람이 이경영 아닌가?
- 표민수나
노희경 작품을 보면요, 세상에 나쁜 사람이 없어요....
- 나쁜 사람.... 없지. 세상에 나쁜 사람이 어딨어...
- 그렇지만
마음껏 욕이라도 할 수 있으면 좀 낫잖아요.
- 그러니까 자기가 제일 밉고 원망스러운거지.
- 그러니까요... 안 그래두, 그냥 가만
있어도 난 너무 힘들고 버거운데 다른 사람 욕이라도 할 수 있으면 좋잖아요.
그냥도 힘든데 또 원망도 자기한테 돌아와야 해요?
-
그러니까 사람이 자기를 사랑하는게 힘든거지. 나를 사랑하는 게 뭐... 이렇게 생각하다가 그런일 겪으면서 깨닫는거지.
그래.
그런 일을 겪으면서 적어도 그동안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았다는 걸 깨닫는다.
그런데 난 아직도,
푸른안개 라는 드라마에서 누가
뭘 얻었는지 모르겠다.
어찌보면 아무도 잃지 않은 듯 보이지만
중년이 된 여인은 신뢰를 잃었다. 믿고 사랑하던 사람이 나에겐
그렇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그럼 이건 얻은 건가? 잃은 건가?
사랑을 택한 남자는 스스로는 자아를 얻었다고 하지만, 마흔이 넘은
나이에 깨달은 사랑을 놓쳤다.
사랑을 택하기 위해 가정, 부, 명예를 버렸지만 결국엔 그 사랑도 잡지 못했다.
대체 그가 찾은
자아라는 건 뭔가? 내가 행복하지 않았다는 거. 부인을 진정 사랑하지 않았다는 거.
무모한 사랑을 했던 여자는 무모하게 사랑을
끝냈다. 그리고 자기를 극진이도 사랑했던 남자와 결혼하고... 혹자는 또다른 불륜의 씨앗이라고도 표현하는 아이를 낳았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녀에게 아무것도 잃지 않았다고도 말한다.
사랑을 했다.
그래,
내가 행복하자고 다른 사람을 불행하게 만드는 거.
아직은 나도 그런 걸 인정하고
받아들일 만큼은 못된다.
그러니까 그건,
그건 그냥 덮어두자.
한 남자가 한 여자의 겁없는, 무모한 모습을
사랑했다.
한 여자가 한 남자의 가족을 애틋이 여기는 모습을 사랑했다.
그래서 둘은 만났다.
둘은 사랑을 했고,
여자는
더이상 겁없고, 무모하지 않았고,
남자는 애틋이 사랑하던 가족을 버렸다.
둘은 사랑을 했는데,
처음 그 둘이 사랑하던
모습은 남아있지 않게 됐다.
그리고 둘은 헤어졌다.
사랑이란 어떤 모습일까?
화면에 비춰진 것처럼 그 둘이
서로의 어떤 모습을 사랑한 건 아닐거다.
그렇지만 어떤 모습 때문에 그 사랑을 깨달아가기는 하겠지.
사랑은 아프다고들
한다.
사랑하니까, 함께 있고 싶어지고, 또 함께 있으면 행복할 것 같은데....
그런데 사랑은 아픈거라니!
참 어렵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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