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ght

나의 이상형

약간의 거리 2005. 12. 30. 10:54

 

여고시절.

그때는 결혼을 안 하겠다고 이야기하는 친구들이 많았다.

그때 나는 ... 지금은 기억이 나지 않은 이유들을 나열하면서 그 친구들을 열심히 설득했는데...

결혼은 꼭 해야 한다구.

 

그 녀석들은 지금 다들 결혼 했겠지?

 

 

나이를 서너개씩 더 먹어 가면서

사람들이 묻는 질문 "너의 이상형은 모야?"

 

음.. 이상형이라???

 

 

생각해 보면,

나는 싫어하는 건 항상 확실한데, 좋아하는 건 늘 불분명했었다.

 

좋아하는 색깔

좋아하는 계절

좋아하는 스타일~

 

 

키가 커야 할까??  글쎄...

잘 생겨야 하나??  음... 어떤 게 잘 생긴 거지?

노래를 잘 하면??  나두 음치인 걸 모

 

 

 

그러다가 드디어, 드디어.... 얼마 전에야... "이런 사람이면 좋겠다!!!" 하는게 생겼다.

 

 

1년에 뮤지컬 두편쯤 같이 보는 사람.

 

 

누구에게 말해 본 적은 없지만, 그때가 언제더라?  너무너무 보고 싶은 공연이 있었는데 가슴을 치며 못보구 끝내게 되었던 때에 문득 그런 생각을 했었다.

 

1년에 뮤지컬 두 편만 같이 봐 주는 사람 있으면 당장 결혼 할 거야.

 

 

 

그 동안 여러가지 이유로 소홀했던 공연을 올해는 참 많이 볼 수 있었다.

회사가 <대학로>라는 것도 조금은 관련이 있는 것 같다.

예전에도 대학로에 있을 때는 적어도 한달에 한편씩은 연극이든 뮤지컬이든 공연을 꼭 봤었는데... 대학로를 떠난 후 거의 못봤었으니까.

 

 

그런데 이렇게 공연들을 보러 다니다 보니,

1년에 뮤지컬 두 편을 보는 남자를 만난다는 게 굉장히 많은 걸 담고 있는 조건이란 걸 알게 됐다.

 

요즈음의 뮤지컬 대작들은 값이 너무 비싸다.

두 사람의 공연비를 부담하려면 머니가 많이 든다.

시간이 필요하다. 일에 쫓겨 사는 사람은 3시간이라는 공연 시간을 내 줄 여유가 없다.

문화적 코드가 맞아야 한다.

연극을 한 번도 접해 보지 않은 사람도 있지만, 연극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들을 만나면 진짜 진짜 가슴이 아프다. 처음 볼 때 정말 재밌는 걸 보여줬어야 하는데... 그런 맛을 느낄 수가 없게 되었다는 게 너무 안타깝다.

 

 

 

보고 싶은 공연이 생겼다.

근데, 역시나, 넘 비싸다.

그래서 할 수 없이,

무지 많이 어려운 조건이라는 걸 깨달은 지금에 또 한번 혼잣말을 한다.

 

1년에 이런(↓) 뮤지컬 두 편만 보여주는 사람이면 당장 결혼 할텐데...

 

그랬더니 나의 영화파트너가 이야기 한다.

"언니, 그래서 언니가 결혼 못하는 건지 알고 있지?"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기간: 2006. 1. 18부터 2006. 2. 26까지

                                 시간: 평일 20:00/ 토 16:00, 20:00

                                         일,공휴일(설연휴 1월28,29,30일) 15:00, 19:00

                                         월요일/1월31일(화) 공연없음 ※만6세이상관람가

                                 장소: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티켓정보: VIP석 20만원 / R석 15만원

                                               S석 12만원 / A석 10만원

                                               B석 8만원 / C석 5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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