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취향

태극기 휘날리며

약간의 거리 2004. 2. 13. 10:36

 

사실은 엊그제 동생이 토욜날 엄마랑 같이 가서 이영화를 보라고 했다.

아빠가 아프신 후로 자유시간이 하나도 없는 엄마를 위한 특별 배려라고 했다.

그래서 우리 식구들한테 내가 이 영화를 이미 봐 버린건 비밀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나의 고민은 동생이 아기 낳기 전에 꼭 한편은 봐야 한다며 이 영화를 보겠다고 했는데 그걸 어찌 말리느냐 였다.

-임산부는 보면 안되는데...

 

블록버스터 라는 말에 오히려 기대를 안하고 본 영화.

그리구 총싸움 하는 전쟁영화는 별루다.

칼싸움 하는게 좋다.

 

윽~ 으~~~ .. 끝났어? 지나갔어? 고개를 외면하다가

딴생각 하다가

쬐끔 울다가

 

마음이 복잡한 상황에서 영화를 봐서 사실 집중이 안 됐다.

옆사람 흘끔거리다가

동생한테 뭐라고 해서 이 영화 보지 말라고 할까? 생각하다가

그런데두 감동이 전해지더군.

 

 

혹자는 라이언일병구하기의 한국판이라고도 하지만, 나는 라이언~구하기를 안봐서 그건 잘 모르겠구,

또 혹자는 동생을 제대시키려는 형의 노력이 전부라고도 하지만 -그게 맞는 말이기도 하다-

 

한국전쟁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 보게 됐다.

시체가 난무하고, 이유없이 죽어야 하는 사람과, 그 사람들을 보는 사람, 동료가 죽고, 그래서 같이 이성을 잃고,

 

마치

사람이 술을 먹고, 술이 술을 먹다가, 결국엔 술이 사람을 먹는 것과 같은 이상한 사슬관계.

 

그렇게 얽혀 들어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80년의 광주로 생각이 흘러갔다.

그때 총을 겨누던 군인들도 그렇게 술에 먹힌 거겠지! 하는 생각.

 

 

 

** 그래서 난 군복을 입고 있는 전쟁포스터보다는 저 스틸사진이 더 맘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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