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끈 책은 ‘아침형 인간’이다.
출판계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30만부가 팔렸다나 어쨌다나...
그러면서 나같이 책을 읽지 않은 사람에게도
성공한 사람은 모두 아침에 일찍 일어났을 거라는 엄청난 추측과 동시에 성공하기 위해선 일찍 일어나야한다는 명제에 당연 동의하게 만들어 버렸다.
하지만 책을 읽지 않고도 내가 고개를 끄덕이는 건 순전히 최면 때문이다.
아주 어렸을 적에 엄마 - 우리 엄마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없는데 이상하게 이 말은 엄마가 하는 말 같다 -가 했던
“착한 어린이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거란다” 하는 말.
그 말이 뇌리에 박히고 어느 사이엔가 최면에 걸리고 말아서 그만 나도 모르는 새에 ‘아침형 인간’이라는 말에 수긍함과 동시에
‘그걸 왜 읽지? 당연히 일찍 일어나야 좋은 거 아냐?’ 하는 한발 앞서는 충성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다.
내 주위의 많은 사람들은 밤에 뭔가를 해야 잘 된다고 한다.
한동안 올빼미족이라는 게 유행한 적도 있고, 또... 오늘날에는 밤에 많은 일을 해야 하는 직종도 많다. 모두가 잠든 시간에 전산 서버를 점검해서 새로운 시스템을 가동시키고, 음악을 하는 많은 사람들도 대부분 밤에 작곡을 한다고 한다. 24시간 영업... 이런게 활성화 되었기 때문에 야식집도 활발하고, 홈쇼핑 콜센터를 보라~ 밤에도 전화는 쉼없이 울린다.
그런데 오늘 아침 인터넷 뉴스에서
CEO들 “아침형 인간이 돼라”
이런 제목의 기사를 보는 순간
어쩌면 성공한 사람이 아침형 인간이기 때문이 아니라 성공한 후에는 아침형 인간이 되어야만 하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 성공을 위해서가 아니라, 경영자가 된 후에는 아침형 인간이 되는게 좀더 효율적인 것이다.
생각해 보라.
직장생활을 하면서 퇴근 후에도 남아 있는 상사가 얼마나 얄미웠던가를.
-부부 사이가 안 좋은 거야? 대체 왜 퇴근을 안해.
-자기가 안 갈 거면 우리 보고는 퇴근하라는 말이라도 좀 하던가...
-꼭 퇴근시간에 일 시켜요.
아랫사람한테 인정받지 못하는 상사는 훌륭한 경영자로 성장할 수 없는 것이다.
CEO들! 아침형 인간이 돼라.
개인 비서야 좀 괴롭겠지만,
당신이 저녁형 인간이 되면 전 직원이 고달프기 때문이다. ㅋㅋㅋ
'┎thought'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주례사 (0) | 2004.01.19 |
---|---|
그 남자의 결혼 (0) | 2004.01.17 |
반지의 제왕 보기 대작전 (0) | 2003.12.30 |
사랑하는 사람에게도 미안하다는 말은 필요하다 (0) | 2003.12.26 |
덕수궁을 미국에게 준다고? (0) | 2003.12.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