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ght

나를 너그럽다고 기억하는 여자

약간의 거리 2005. 7. 28. 11:14

 

- '너도 이제 늙었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어.

 

- 내가 기억하는 너는 참 너그러웠는데... 노처녀의 히스테리라고 해야하나? 그냥 넘어가 줄만한 일에 신경질적이 되었잖아.

 

 

 

그녀가 웃는다.

그녀가 나더러 너그러운 사람이었다고 말한다.

 

 

내가 기억하고 있는 그녀와 나와의 일들은 이런 거였다.

늦은 밤 전화가 온다.

그녀는 몹시 맘이 상해 있다.

내가 보기에 그건 그저 그녀의 푸념이고, 신세한탄이다.

그냥 넘어가면 되는 일들.

 

 

- 난 왜 이렇게 사는게 힘드니?

- 사는 건 누구나 힘들거든.

- 어떤 사람이 나더러 어쩌구.........

- 그냥 어디서 개가 짖었나? 하고 넘겨. 어떻게 일일이 다 신경 써 주고 사냐?

......

 

- 내가 이렇게 이야기하면 모두들 나를 위로해 주는데... 유독 너만 그러지 않아. 그래서 좋아.

 

 

언제 끝날지 기약할 수 없는 이야기들을 늘어놓기 시작한다.

나는 이런 이야기 듣는 걸 싫어한다.

그래서 자꾸만 그녀를 다그친다.

 

됐어. 그만해. 그냥 무시해. 남한테 좋은 소리 듣는게 뭐가 중요해. 너 하고 싶은 대로 살면 돼. 쉽게 사는 사람이 어딨어.

 

 

그랬는데...

그녀가 말한다.

내가 기억하는 너는 너그러운 사람이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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