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 그러면 안돼!
- 아아앙~
- 하지마!
- 어~어!
- 왜 때려! 때리면 안되는 거야
- (손을 번쩍 들어 때리는 시늉을 하는 아기)
15개월 된 조카는 세상에 거칠것이 없다.
누가 "하지마!" 하고 소리치면 알 수 없는 소리로 자신도 고함을 치고,
누군가를 때렸는데 하지 말라는 큰소리가 들리면 눈을 한 번 맞추고는 또 때리고,
숟가락으로 밥상을 두드리다가 말리는 소리가 들리면 더 쌔개 두드린다.
그렇게 몇번씩 하지 말라는 일을
야단치는 사람과 눈을 맞추면서 꿋꿋히 하다가
결국엔 끌려가던가,
아니면 씩~ 웃고는 저 스스로 돌아선다.
야단치는 어른들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똑같이 큰소리를 치는 아기.
- 쟤 좀 봐. 겁이 없다니깐
- 뭘 믿고 저렇게 대드는 거야?
상대가 소리치니 함께 소리치는 것이고
상대가 웃으면 따라 웃는 것이다.
무엇을 할까? 말까? 눈치 살피지 않고,
이 사람이 좋아할까? 싫어할까? 고민하지 않는다.
그 녀석, 나를 만만하게 생각하는지 알았더니 나와 평등하다 느꼈던 거다.
나이가 들면 머리를 굴려야 한다.
좋아하지만 좋아하지 않는 척,
싫지만 싫지 않은 척,
불편하지만 편한 척,
밉지만 무관심한 척,
상처받았지만 아프지 않은 척,
~척
~척
~척
척 하지 않고, 눈치 보지 않는 아기는 그래서 사랑스러운가 보다.